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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전쟁 날지 모르니 여권 챙기고 달러 사래"

[홍찬선칼럼]초중고대학생들의 '철없는 전쟁 불안'

홍찬선칼럼 머니투데이 홍찬선 부국장대우 금융부장 |입력 : 2010.05.26 18:48|조회 : 14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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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전쟁 날지 모르니 여권 챙기고 달러 사래"
"아빠 전쟁 난다면서요? 여권 챙기고 달러를 바꿔놓아야 되는 거 아니에요…"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이 급등(원화가치 급락)했던 25일, 대학교 1학년인 둘째딸이 평소보다 일찍 집에 와서 걱정스럽게 이런 말을 한다. 바쁜 일과를 마치고 파김치가 되어 퇴근해 쉬고 있다가 딸의 이런 말을 듣고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누가 그런 말을 하더냐?”
=“군대 가 있는 친구의 남자친구가 친구에게 전화해서 전쟁날지도 모르니 여권 챙기고 달러도 바꿔놓으라고 했다던데…”
▷“전쟁이 나서 다른 나라로 피난가려면 여권이 있어도 가려는 나라에서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피난오는 사람에게 비자를 내 주겠느냐? 전쟁이 나지도 않을 테지만, 설령 전쟁이 난다고 해도 여권은 그다지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렇네. 그런데 전쟁나면 아빠도 예비군으로 소집돼요?”
▷“아니, 아빠는 나이가 많아서 예비군은 졸업했단다. 그런데 왜?”
=“ 군대갔다 온 복학생 오빠가 있는데, ‘전쟁나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어봤더니 ‘전쟁나면 동원예비군에 소집될테니 산으로 피신하겠다’고 그래서요…”
▷ “소집을 피하면 평생 숨어서 살아야 하는데 그게 더 힘들텐데…”

평소에 얼굴 보기도 힘든 부녀지간의 대화는 이렇게 끝났다. “전쟁이 그렇게 쉽게 나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고 평소대로 생활하면 된다”는 말로 마무리했지만 ‘요즘 대학생들이 이런 생각을 하며 사는구나’라는 생각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26일 출근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이런 얘기를 했더니 비슷한 얘기를 해준다.
“중학교 선생님이 집사람이 수업에 들어가면 학생들이 ‘북한과 전쟁하는 데 수업하면 뭐하나요?’ ‘피난 갈 준비해야 하는 거 아니네요?’라며 웅성웅성하는 바람에 수업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전화해서 ‘정말 전쟁 나는 것이냐?’고 진지하게 물어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전쟁나면 어떻게 하느냐?’고 하는데 할말이 없었다.”



2010년 5월25일과 26일, 한국은 북한 리스크와 전쟁불안에 떨고 있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 잠수함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정부 발표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4일 경제교류 중단과 대북심리전 강화 및 대잠수함 훈련 실시 등 강력한 대북제재를 발표한 뒤, 북한도 한술 더 떠 맞장구를 치면서 전쟁불안을 높이고 있다. ‘북한이 사실상 전쟁을 선포했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걸러지지 않은 채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이런 불안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전쟁은 이 세상에서 가장 비인간적이다. 이성은 사라지고 감정과 흥분이 주도하면서 사람을 동물로 떨어뜨린다. 그래서 전쟁을 막고 평화롭게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전쟁이 일어날 상황이더라도 최대한 억제해야 하는데, 그럴 상황이 전쟁 가능성을 자꾸 얘기하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26일 서울 하늘은 모처럼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높았다. 전쟁이 뭔지도 모르는 천진난만한 우리의 아들, 딸들이 전쟁불안을 말끔히 떨쳐내고 5월의 맑고 푸른 하늘처럼 해맑게 살 수 있도록 어른들이 나서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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