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연쇄 자살사건’, 아이폰4G 발목잡나?

애플의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대만 전자업체 폭스콘의 중국 공장에서 잇따른 자살에 이어 27일 집단투신자살까지 발생하면서 사건의 여파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이번 자살사건의 파문이 계속될 경우 오는 6월로 예정된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 4G' 시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미국 등 주요 국가에 비해 후순위 출시국가인 우리나라 등의 아이폰4G 시판시기가 지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파만파 폭스콘 자살사건...집단투신까지

27일 중국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경제특구 선전시에 위치한 폭스콘 공장에서 27일 오후 임직원 15명이 집단투신하는 사건이 발생,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부 직원들이 옥상진입을 시도하고 있어 희생자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사망한 2명을 포함할 경우 폭스콘 공장에서 자살한 직원수는 12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번 자살사건의 원인은 열악한 근로조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폭스콘 근로자들은 월 900위안(약 16만6000원)을 받으며 야근과 특근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HP 등 폭스콘의 고객사들이 자체적으로 진상조사에 착수했지만, 이번 자살사건의 파문은 더욱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폭스콘 자살사건, 아이폰4G 출시 발목잡나?

폭스콘 자살사건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산업적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콘은 애플, HP, 소니 등 주요 글로벌 IT기업들의 제품을 위탁생산하고 있고 있기 때문.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이번 사태가 6월부터 전세계에 시판될 예정인 아이폰 4G의 생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다. 애플은 오는 6월 7일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예정인 애플 세계개발자컨퍼런스에서 아이폰4G를 처음 선보이고,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지난 17일 “폭스콘이 6월부터 시작해 상반기 450만대, 하반기 1950만대 등 올해 총 2400만대의 아이폰 4G를 출하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참 아이폰 4G 초기판매 물량을 만들 시점에 이번 자살 사건이 터지면서 생산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입장에서는 현재로선 폭스콘의 아이폰 4G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이를 돌파할 해법이 마땅치 않다. 대만의 페가트론이 폭스콘에 이어 아이폰 위탁생산에 나설 예정이지만, 페카트론의 아이폰 출하시기는 내년부터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전문가는 “현재 구체적인 자살사건의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근로조건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럴 경우 애플 입장에서도 생산 차질을 넘어 비난의 화살을 맞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출시 지연시...업계 희비 엇갈려

KT (34,100원 ▼550 -1.59%), SK텔레콤 (51,000원 ▼100 -0.20%) 등 국내 이통사들도 아이폰 4G의 도입을 검토중인 가운데 이번 폭스콘 사건은 국내 아이폰 4G 출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아이폰 애프터서비스 문제가 선결돼야 도입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현재로선 지난해말 아이폰 3GS를 들여온 KT가 아이폰 4G도 도입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KT 고위 관계자는 앞서 지난 25일 “아이폰 4G를 최대한 빨리 들여올 계획”이라며 “도입시점은 글로벌 출시기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미국 등 주요 국가와 함께 1순위 아이폰 4G 출시국가에 포함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구나 이번 폭스콘 사건으로 아이폰 4G의 초기물량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우리나라 등 후순위 출시국가의 출시시기는 상당기간 늦춰질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럴 경우 국내 이통사간 희비도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아이폰 4G의 대항마로 꼽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 등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게 된다.

반면, 아이폰 도입 이후 삼성과 껄끄러운 관계로 인해 스마트폰 조달난을 겪고 있는 KT는 급성장중인 스마트폰 시장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