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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주역으로 풀어본 6·2지방선거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편집인겸 더벨 대표이사 부사장 |입력 : 2010.06.07 12:34|조회 : 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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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세상이 겸손 모드로 바뀌었나. 패자는 물론이고 승자도 더 몸을 낮추고 겸허하게 섬기는 자세로 일하겠단다. 권력의 오만함도, 원안 추진의 일방통행도, 북풍의 과도함도 자취를 감춰버렸으니 선거가 무섭긴 무섭다.
 
여당의 참패로 끝난 6·2지방선거는 패자인 여당과 승자인 야당은 물론 청와대도 대통령도, 여론조사기관도, 그리고 언론도 선거가 끝난 직후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진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이번 지방선거를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선거라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패자도 승자도 이런 결과를 가져다준 민심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고, 그래서 일단은 겸손 모드로 갈 수밖에 없다. 6·2지방선거가 가져다준 큰 선물 '겸손의 시대'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어느날 갑자기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겸손'을 가장 강조하는 책은 바로 '주역'이다. 주역의 핵심사상은 '변화'지만 또하나는 '절제와 겸손'이다. 주역에서 말하는 겸(謙)괘는 높은 산이 평지 밑에 있는, 평지가 높은 산꼭대기에 펼쳐 있는 형세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제일 높은 곳에 올라섰을 때 스스로 높이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평범하게 처신해야 한다는 의미다.
 
주역의 겸(謙)괘에는 그 앞에 '노'(勞)자가 따라붙는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 한다. 겸손하되 항상 스스로 부지런히 노력하고 수고를 감내해야 한다는 뜻이다.
 
50세가 돼서야 주역을 공부하기 시작해 하루도 책을 놓지 않았던 공자는 이 대목을 "자신의 공적이 천하를 덮을 만하지만 스스로는 그것을 공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바쳐 다른 사람을 도울 때 비로소 크게 이로운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고 풀이했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50%를 넘는 상황에서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불어닥친 북풍이 모든 선거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때 정부여당은 이번 선거가 당연히 자신들의 압승으로 끝날 것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게다가 집권 3년차에 접어들면서 축적된 경험과 정보를 통해 뭐든 뜻대로 할 수 있다는 넘치는 자신감을 제어하기는 정말 어려웠으리라.
 
'촛불'을 이겨내고 글로벌 금융위기도 극복하는 등 고생 끝에 이제 제일 높은 곳에 올라선 정부여당이 스스로 높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수고하고 노력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여당의 이번 지방선거 패배는 필연이다. 역대 모든 정권이 그랬다.
 
주역의 핵심 사상인 절제와 겸손은 '노겸'(勞謙) 외에도 '항룡유회'(亢龍有悔)라는 말 속에도 잘 나타난다. 직역하면 '하늘 높이 오른 용에게는 고질적 병폐가 있다' 정도가 된다. 공자는 이 대목을 "귀하지만 앉을 자리가 없고, 높지만 따르는 사람이 없으며, 현자가 밑에 있어도 도움이 안돼 하는 일마다 병폐가 생긴다"고 풀이했다.
 
지방선거가 참패로 끝난 뒤 대통령이나 한나라당의 상황이 바로 항룡유회다. 편히 쉴 자리도 없고, 따르는 사람도 없다. 더욱이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밑에 무수히 많은 똑똑한 참모가 있어도 제대로 상황을 파악해 보고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선거 결과에 대해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보고 일색이었다니 말이다.
 
선거는 반복된다. 당장 전국 8곳에서 치르는 7·28재보궐선거가 눈앞에 있고, 2년 뒤 2012년에는 총선과 대선을 함께 치러야 한다. 여당도 야당도 필승 해법은 '노겸'(勞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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