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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에서 애국자 되는데 12년 걸렸다, 왜?

[홍찬선칼럼]출산율 높이기 전략①

홍찬선칼럼 머니투데이 홍찬선 부국장대우 겸 금융부장 |입력 : 2010.06.29 09:23|조회 : 6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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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에서 애국자 되는데 12년 걸렸다, 왜?
“앞을 내다보는 선견지명이 있는 애국자시네요…”

애가 4명이라고 하면 십중팔구는 이런 말이 되돌아온다. 12살짜리 막내가 태어났을 때, “짐승도 아니고 어떻게 넷이나 낳느냐?”고 입맛을 다셨는데, 불과 12년만에 짐승에서 애국자로 엄청난 신분 상승을 한 셈이다.

사실 내가 뭔가를 한 것은 없다. 단지 여성 한명이 평생 낳는 아이수가 작년에 1.15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게 덕분이라면 덕분이다. 출산율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인구가 2018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으로 애 많이 나은 사람들이 재평가되고 있을 뿐이다.

애국자라는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좋기보다는 울화통이 터진다. 애를 많이 낳아야 한다고 하고, 이런저런 출산장려정책을 내놓고 있으니 혜택을 많이 받겠다고 인사치레를 받지만, 실제로 혜택 받는 것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애를 많이 낳게 하려면 임신, 출산과 양육, 교육과 취직 등 단계별로 애를 낳기 어렵게 하는 요인들을 찾아 없애야 한다. 결론을 먼저 말한다면 애를 낳아 기르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기회비용까지도 고려한 대책을 내놓아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특히 셋이나 넷 이상을 낳아 기르는 부모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것을 직접 듣고 대책을 내놓는 게 중요하다.

우선 임신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이중 잣대를 해소해야 한다. 애를 낳아야 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임신한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을 뜯어 고쳐야 한다. 여성의 경제활동참여가 많아지고 있지만, 임신을 하고서 직장에서 따가운 눈총 대신 진정한 축하를 받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도 엄청 힘들다. 아기와 직장을 놓고 어려운 선택에 빠진다. 아이를 맡기고 직장에 나가려니 돈은 돈대로 들어가고, 아이와 떨어져야 하는 생이별의 고통을 겪는다. 애국자라는 말을 듣고 있는 필자의 집사람도 둘째를 임신하고 6개월 뒤 서울대학교병원 간호사 자리를 20개월만에 포기해야 했다.

아이와 직장을 놓고 고통스런 선택을 강요받지 않고 아이도 낳아 키우고 직장도 계속 다닐 수 있어야 아이를 낳는다. 직장에, 아니면 직장 근처에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탁아소를 늘리는 게 시급하다. 탁아소 건립비용과 운영비용을 손비인정해주고, 기업이 직접 하기 어려울 때는 정부가 만들어야 한다.

임신 때부터 만3세 때까지 병원비 지원도 중요하다. 1998년4월, 셋째를 일본에서 낳았는데 외국인인데도 국민건강보험에 가입했더니 출산할 때 30만엔을 주었다. 1년 뒤 귀국할 때까지 아프거나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에 가면 모든 게 무료였다. 게다가 월1만엔을 지원받았다.(둘째까지는 월5000엔, 셋째부터는 월1만엔을 주는데 1kg짜리 분유를 4통 사서 먹는 것까지 해결할 수 있었다).

국민연금과 소득공제 혜택도 고려해봄직 하다. 국민연금은 젊었을 때 소득의 일정부분을 떼어놓았다가 은퇴 후에 되돌려 받는 게 기본원리다. 낸 만큼 돌려받는 수익자부담 원칙이 적용된다. 자녀 2명을 기준으로 하되 1명이나 없는 경우엔 분담금을 더 내도록 하고 3명, 4명일 때는 깎아주는 게 합리적이다. 구체적인 할증 및 할인 비율은 전문가들이 계산해내면 될 것이다. 현재 1인당 100만원에 3자녀 이상일 경우 50만원 더 해주는 소득공제도 누진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500만원, 넷째는 1000만원, 다섯째는 2000만원 식으로 말이다.

출산율을 높이는 일은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리고 지속적 발전을 위한 ‘국가적 대사(大事)’다. 정말로 애를 많이 낳은 게 애국자라고 생각한다면 애를 낳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경제적 지원은 물론 출산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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