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308.46 826.91 1121.10
▼0.52 ▼4.94 ▼2.1
09/19 16:00 코스피 기준
메디슈머시대 (7/6~미정)
블록체인 가상화폐

[그린칼럼]완주군의 대담한 도전

그린칼럼 머니투데이 윤석인 희망제작소 부소장 |입력 : 2010.06.30 12:24
폰트크기
기사공유
지난 50년의 산업화와 압축 성장의 뒤안길에서 우리나라 농촌은 소외와 절망의 땅으로 변해왔다. 전두환 정권 때 공식화한 농민분해 정책으로 수많은 농민들이 농촌을 떠났다. 농촌마을에 어린이 울음소리가 그친 지 오래고, 이제 60살 노인까지 청년으로 불린다. 쌀을 제외한 농산물 자립도는 4% 수준에 불과하다. 많은 농민과 단체들이 농촌을 살리고자 몸부림쳤지만 성과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농촌에 희망의 불씨를 당기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그 가운데 최근 전북 완주군민들의 새로운 도전이 눈길을 끈다. 이들은 지난 24일 ‘지역경제순환센터’ 개관식을 열고 '우리나라 농촌 살리기의 중앙은 완주군'이라고 선언했다. 순환센터를 '지역순환형 사회와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의 요람'으로 만들어 완주군이 농촌 살리기 운동의 거점으로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키워드는 마을회사, 커뮤니티비즈니스, 로컬푸드, 도농순환, 지역문화 등이다. 우리나라 농촌과 농업, 농민문제의 해법으로 최근 주목받는 화두들인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 난제들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들을 하나로 묶어 종합적인 ‘집중과 분산’ 전략을 구사해 나가겠다는 것이 완주군의 구상이다.

먼저 마을회사 개념은 참살기좋은마을, 파워빌리지, 두레농장 등 완주군이 그동안 자체사업으로 추진해온 70여 개 마을공동체사업을 토대로 ‘주민 주도의 자립형 마을회사’ 100개를 육성하겠다는 전략의 표현이다. 이를 위해 마을사무장, 호민관(행정도우미), 마을닥터(분야별 외부 전문인력) 등 주체역량을 대폭 강화하고 창업보육센터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커뮤니티비즈니스는 요컨대 ‘농촌형 소셜 비즈니스(Social Business)’다. 마을단위 특산물은 물론, 다양한 인적, 물적, 문화역사적 자산을 토대로 사업모델을 만들되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모형이다. 영국에서 시작하였고, 일본이 적극 도입해 제법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희망제작소가 3년 전부터 소개했고, 완주군이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두 차례의 한ㆍ일 컨퍼런스와 대대적인 주민교육을 통해 주체역량을 키우고, 마을별 자산을 전수 조사했다. 정부도 최근 커뮤니티비즈니스에 대한 조사 및 시범사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로컬푸드는 밥상 안전을 모토로 농산물 수입개방의 외풍을 이겨내자는 개념이다. 도농순환은 마을회사 등 농촌형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어 귀농·귀촌 인력을 적극 유치하고, 공동체마을을 연계한 체험프로그램들을 개발해 도농교류를 활성화한다는 전략 개념이다. 완주군은 또 옹기 제작 등 사장되는 농촌문화자원을 발굴해 상품화하는 공간, 주민들의 칠순잔치나 한여름밤 영화상영이 열리는 공감문화공간으로도 지역경제순환센터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완주군민의 대담한 도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아직 성급하고 어리석은 질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도전에선 뭔가 색다른 요소들이 발견된다. 그 핵심은 무엇보다 민ㆍ관 거버넌스를 실천하려는 의지이다. 민간 전문가들을 순환센터 내 각 사업단위의 책임자로 채용했을 뿐 아니라, 민ㆍ관 공동으로 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를 창립하고 지난달 설립한 영농법인 ‘건강한 밥상’에 로컬푸드 사업을 맡기기로 했다. 민간부문의 창의성과 전문성을 행정부문이 적극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최근 단행한 군 조직개편도 긍정적이다. 여러 실·과로 분산돼 있던 관련 행정조직을 정비해 순환센터와 거의 똑같은 직제의 농촌활력과를 신설한 것이다. 이는 행정부문이 민간 중심의 순환센터에 대해 종합적이고 일원적인 협력 및 지원체제를 구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밖에 7년 전 폐교했던 고산면 삼기초등학교를 새로 단장해 순환센터 겸 주민들의 문화공간으로 돌려준 것도 상징적이다.

“희망이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20세기 중국 근대문학을 이끈 루쉰의 말이다. 절망의 땅 농촌에서 희망을 키워내는 일도 마찬가지일 터이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