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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스]미국의 금융개혁법

폰테스 머니투데이 신인석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입력 : 2010.07.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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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스]미국의 금융개혁법
미국 금융개혁법의 윤곽이 드러났다. 오바마 정부는 자유방임주의 금융체제에 종언을 고한 1933년 '글래스-스티걸법' 이래 '최강'의 금융개혁법이라고 자평한다. 반대자들은 합의안 도출에 급급하다보니 알맹이는 다 빠지고 빈 껍데기만 남았다고 비판한다. 정치적 입장을 생략하고 3자 입장에서 본다면 어떤 논평이 적절할까.

경제법을 보는 시각은 학자에 따라 차이가 있다. 국민후생을 극대화하기 위한 '공공수단'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이해관계자들의 협상 결과'라는 견해도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후자가 진실에 가깝다. 미국 금융개혁법의 내용 중 일부는 이미 예측이 가능했다.

지난 5월 어느 국제학술대회에서 미국 뉴욕 소재 유명 경영대학의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는 개혁법의 쟁점이 무엇이고 어느 방향으로 해결될 것인지에 대해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예측했다. 예측의 근거를 물었다. 답은 간단했다. 뉴욕의 관계자들은 모두 알고 있는 '상식'이라는 대답이었다.

월가의 주요 금융회사들이 가진 정치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상·하원 합의안을 도출하려면 이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법안내용은 수정될 수밖에 없다. 원안에 포함됐던 은행의 헤지펀드 사모펀드 투자금지, 은행세 신설 등이 합의안에서 완화되거나 아예 삭제된 것은 어느 정도 예정된 사항이었다.

이들 조항이 실종된 것을 놓고 금융개혁의 실패로 평가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오바마 정부의 원안이 무리한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은행세는 경제이론으로도 정당화가 쉽지 않은 정치적인 발상이었다. 은행의 헤지펀드 투자금지 역시 시스템리스크 관리를 위한 최선의 방책인지 분명치 않았다. 즉 은행세 등은 '은행 때리기'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킨 주제였지만 애초부터 관철되기 어려웠고, 법으로 제정됐다 해도 그 국민경제적 의의가 분명치 않은 사항들이었다. 이 점에서 이해관계자인 월가의 로비는 건전한 반론의 성격이 있다.

그러면 이번 금융개혁법은 정치적 쇼에 불과했던 것인가. 아니다. 이번 개혁법은 당파를 넘어 경제적 중요성을 지닌 2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하나는 감독당국에 모든 부실금융기관에 개입해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과거 이러한 구조조정 권한은 부실은행에 대해서만 부여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1998년 금융위기 처리과정에서 감독당국에 부여된 권한이기도 하다. 사적재산권에 대한 정부 개입을 극도로 백안시하는 미국의 경제문화를 감안할 때 감독당국의 구조조정 권한 강화는 새로운 변화다. 파생상품에 대한 감독, 헤지펀드의 등록의무화 등과 함께 감독없는 금융시스템의 영역은 사라질 것임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조항이다.

다음으로는 시스템리스크 관리기구 설립이다. 금융개혁법은 재무부, 연방감독기구 등으로 구성되는 '시스템리스크 감시위원회'를 설립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자산거품 등 금융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판별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이 기구의 임무다. 부동산가격 상승 등의 현상이 있을 때 범정부적인 대책이 수립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그리 새로울 것도 없는 사안이다. 그러나 거시안정성을 위해 금융회사를 감독한다는 관점이 존재한 적 없는 미국의 금융문화를 감안하면 상당한 변화다. 형식적으로는 '관치금융'의 재량이 허용된 셈이다.

그러므로 이번 개혁법은 어느 정도 '미국의 한국 따라잡기'다. 금융시스템은 감독되고 개입에 의해서라도 안정성이 지켜져야 한다는 관점의 확산을 상징한다. 위기방지 및 관리를 위해서는 감독당국에 포괄적 재량권 행사를 허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미국에서도 확인된 사건이었다. 금융개혁법의 의의는 여기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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