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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칼럼]생물자원전쟁에 돌입한 세계

국가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법률제정이 시급한 이유

그린칼럼 머니투데이 안영희 한국환경생태학회 회장 |입력 : 2010.07.2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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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칼럼]생물자원전쟁에 돌입한 세계
오늘날의 다양한 생물종은 약 38억 년 전 최초의 단세포 생물이 지구에 탄생해 지속적인 진화를 거친 생명 역사의 결과이다.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생물들로부터의 혜택과 서비스는 인류의 생존과 미래에 필수적이다.

현재까지 지구상에서 밝혀진 생물종은 약 175만종으로 알려져 있으나 학자에 따라서는 1400만종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생물들은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기아, 질병, 환경 등 많은 문제점들을 해결해줄 수 있는 열쇠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제해결의 가치를 발휘할 기회를 갖지도 못하고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생물들이 수 없이 많다. 최근의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 서식하는 약 6만종의 척추동물 중 23%에 이르는 종을 비롯해 약 28만종의 고등식물 중 70%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이미 한국에서도 호랑이, 표범은 멸종된 것으로 추정되고 늑대, 여우, 대륙사슴 같은 동물과 파초일엽, 무등풀, 다시마고사리삼, 벌레먹이말 같은 식물은 자생지에서 조사되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생물종 다양성의 붕괴는 인류의 생존과 차세대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고도로 산업사회가 발달한 오늘날에도 지구촌 경제의 40% 이상은 생물의 다양성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므로 구미 각국은 일찍부터 전 세계에서 생물자원을 탐사하고 개발했다.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미스킴 라일락은 북한산에 자생하던 왜성정향나무가 유출돼 개발된 관상수다. 미국의 '소노라F-64' 밀은 자생 앉은뱅이밀이 원종으로, 식물병에 대한 저항성이 높고 수확이 많은 조생종으로 개량된 유명한 품종이다.

이는 우리가 우리의 생물자원을 견고히 지키지 못한 이유도 있다. 하지만 과거에는 '지구상 생물은 인류 공동의 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점을 무시할 수 없다. 그때는 먼저 찾아내어 개발하는 주체가 권리를 갖던 시절이었다.

국제사회는 1992년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로에서 열린 지구정상회담에서 생물다양성협약에 서명함으로써 각 회원국이 자국 내 생물자원에 대한 주권을 보유함을 천명했다. 즉 국제적으로 생물다양성협약이 발효되면서 자국의 생물자원은 귀중한 경제자산이 된 것이다.

이미 세계는 자국의 생물을 적극 보호하고 지적재산권을 설정하고 환경 보전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래학자들이 지적하듯이 세계가 '생물자원전쟁'에 돌입한 것이다.

한국은 지리적, 지형적, 기후적 특성이 독특해 자원으로서 활용 가능성이 높은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한반도에 문명을 이루고 정착한 유구한 역사 속에 이어져 내려오는 생물을 활용한 전통적인 지식이 다수 축적되어 있다.

이 모든 것은 앞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미래의 자산이 될 수 있다. 이제는 한국 자생의 유용 생물자원의 해외유출을 적극 방지하고 국내로 반입되는 외래종에 대한 관리를 엄정히 하며 이를 토대로 국제사회와 더불어 생물이용에 능동적으로 동참해야 하겠다.

한 발 늦은 감이 들기도 하지만 한국의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관리할 수 있는 통합적인 국가체계의 확립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현재 한국의 생물자원에 대한 관리는 부처별로 각각 추진되어 효율적이지 못하고 체계적인 관리가 미흡한 실정이다.

그러므로 국가의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관리하는데 필요한 통합적인 법률의 제정이 시급하다. 하루라도 빨리 생물다양성 국가전략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정비하여 이제는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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