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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향을 간직한 靈物

[머니위크]신비의 약재 침향-1

머니위크 배한호 천안 다음한의원장 |입력 : 2010.09.22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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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로부터 왕족들에 의해 전수돼 온 침향(沈香). 침향은 천년의 향을 간직한 채 물에 가라앉는 나무조각이다. 이 나무조각은 일반인은 범접할 수 없었던 진귀한 보물이자 최고의 향료였으며 한방에서도 값비싼 한약재로 귀히 여기던 것이었다. 3회에 걸쳐 침향의 역사와 가치, 그리고 쓰임새에 대해 소개한다.

예로부터 귀한 대접을 받아오던 침향은 21세기에도 프랑스제 향수 '샤넬 No 5'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등 최고급 향수의 품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재료로 현존하는 향료 중 최고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현재 침향의 가장 큰 소비는 중동의 왕족들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부호들이 가장 선호하는 사치품이자 수집품이기도 하다.

침향은 베트남에서 자라는 침향목에서 얻어진다. 둘레 2~3m, 높이 30m에 이르는 침향나무가 수령 200년 정도 되면 침향목 내에 수지(樹脂)가 침착된다. 그렇게 침착된 수지가 나무사이에 쌓이고 쌓여 천년이라는 인고의 세월을 견디면 고품질의 침향이 탄생하게 된다.

침향은 예로부터 최고 권력자들이 소유하고 향유했으며, 질병을 예방하고 부귀를 상징하는 용도로 사용했다.

옛 문헌을 살펴보면 신라 헌덕왕은 왕명으로 진골계급을 포함해 침향 사용을 엄격히 금지한다고 했다. 이는 귀족들이 귀중한 수입품인 침향을 앞다퉈 사치품으로 사용하고 있어 공급에 비해 수요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고려 의종왕 때에는 송나라 황제의 사신이 고려에 와서 금합, 은합에 침향을 가득 담아 바쳤다고 한다. 당시는 송나라와 금나라 간에 전쟁이 일어나서 송나라가 고려를 우방으로 만들기 위해 선물을 자주 보내올 때였고 침향은 그 중 최고의 선물이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왕이 즉위할 때 중국에서 이를 축하하기 위해 물품을 보내오는데 반드시 침향으로 만든 침향공예품을 포함시켰다고 적고 있다. 선물에는 침향병풍, 침향부채, 침향색 예복 등이 있었다.

중국에도 침향정(沈香亭)이란 정자가 있다. 현종이 양귀비를 얻은 후 정사를 보던 정자의 이름이다. 당대 최고의 권력가인 현종이 사랑하는 양귀비를 위해 지은 최고의 선물이 침향으로 지은 정자인 것이다.

일본 에도막부 시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도 침향을 수집하는데 열정적이었다. 그는 침향 중에서도 상품인 가남향을 구하기 위해 동남아시아의 여러 왕들에게 사신까지 보냈다고 한다. 그는 베트남 왕국의 국왕에게 보낸 서신에서 돱현재 일본에서 중하급 침향을 얻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침향 중 가장 좋은 가남향을 얻기란 매우 힘드니 국왕의 도움을 얻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돲 라며 침향 얻기에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침향은 특히 불가에서 중요하게 여겼다. 법화경에서 침향은 하늘의 꽃비로 묘사됐고, 하늘나라 최고의 향으로 칭송됐다. 침향은 가장 중요한 복장 공양물이다. 불상은 조성을 마친 후 복장의식과 점안식을 행함으로써 비로소 경배의 대상으로 인정되고 예불을 받게 되는데, 이때 침향은 복장의 가장 높은 곳이나 명치 부분에 안치하게 된다.

실제 서기 883년에 조성된 신라시대 목불로 현존 최고의 목조불상으로 밝혀진 해인사 법보전 비로자나불을 지난 2005년 개금(改金)할 당시 복장물에서 침향이 발견되기도 했다. 천년을 넘는 시간에도 복장물은 완벽에 가까운 형태로 보존이 잘돼 있었다.

침향은 천년의 세월을 거쳐 만들어지고, 그 자체로 천년의 세월동안 변하지 않으며 각 시대의 왕과 귀족들에 이르기까지 그 존귀함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영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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