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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신상훈의 꿈, 신상훈의 선택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더벨대표 |입력 : 2010.09.13 12:39|조회 : 6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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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쯤으로 기억된다. 신상훈 신한은행장을 만나 당시 베스트셀러였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라는 책에 대해 한참 얘기했다. 그때 신 행장은 이 책에 감동을 많이 받은 듯 했고, 직원들에게도 일독을 권한 것 같았다. 실제로 그후 만난 신한맨들 가운데 이 책 얘기를 하는 사람이 여럿 있었다.
 
신한은행이나 신한금융그룹이 '위대한 기업' 수준으로까지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금융권의 삼성전자'로 불릴 만큼 우량한 1등 기업임에는 틀림없다. 신상훈 사장이나 신한맨들 입장에서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을 꿈꿨을 것이며, 실제로 이게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다.
 
'굿 투 그레이트'의 저자 짐 콜린스는 최근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HOW THE MIGHTY FALL)라는 책을 내놨다. 배임과 횡령혐의로 몸담고 있는 조직으로부터 고소까지 당해 가능하진 않겠지만 신 사장과 다시 만나 이 책에 대해 밤을 새우며 얘기해 보고 싶다.
 
'하우 더 마이티 폴'은 모토로라, 제니스, 휴렛팩커드, BOA, 패니매 등 초우량의 위대한 기업들이 왜 몰락했는지 분석한 책이다. 저자 짐 콜린스에 따르면 위대한 기업의 수준으로까지 갔던 초우량 기업들이 몰락한 데는 권력 승계에서 실패한 것도 주요 요인이라는 주장이다. 로마제국의 위대한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승계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해 그의 사후 로마가 쇠락과 멸망의 길을 걸었듯이 말이다.
 
권력을 쥔 리더가 강한 후계자를 내쫓거나 능력 있는 후계자를 키우는 데 실패해 자신이 떠났을 때 권력 공백이 초래되는 경우, 이사회가 후계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심하게 분열되는 경우, 기존 경영진이 오래 남아 있으면서 너무 늦게 권력을 이양하는 경우 등이 권력승계에 실패하는 징조라는 것이다.
 
짐 콜린스는 나아가 한 개인이 지속가능한 위대한 기업을 만들 수는 없지만 권력을 쥔 잘못된 리더 한 사람이 기업을 몰락으로 이끄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라고 주장한다.
 
위대한 기업의 문턱까지 간 신한금융그룹에도 이런 실증 분석이 적용될 수 있다. 지금 신한금융은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하느냐, 아니면 몰락하느냐 기로에 서 있다.
 
사람은 3가지를 경계하라고 했다. 젊어서는 색을 경계하고, 중년이 돼서는 다툼을 경계하고, 노년에 이르면 이미 얻은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앞날은 유한한데 뒷걱정은 무한하며, 주변에 믿을 사람이 없다. 그렇다보니 확실한 권력과 금력만은 놓지 않으려 하고, 여기서 모든 비극이 시작된다.
 
이미 얻은 것에 대한 경계는 라응찬 회장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신상훈 사장한테도 똑같이 적용되는 잠언이다. 이렇게 말하면 신 사장이 많이 억울해 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억울해 할 것 없다. 인생이라는 게 원래 한 차례 실컷 놀고 나서는 뒤에 오는 사람들을 위해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가야 한다. 이게 평생 2인자 신상훈이 영원한 1인자 라응찬을 극복하는 길이기도 하다.
 
중국에서 제갈공명과 함께 최고의 참모로 꼽히는 장량(장자방)이 한고조 유방을 도와 천하를 통일한 후 그를 붙잡는 유방을 뿌리치며 장가계 산 속으로 들어가 버림으로써 나중에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던 역사가 신상훈 사장한테 위로가 될지 모르겠다. 권력다툼은 지내놓고 보면 모두 꼬마아이들의 병정놀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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