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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중도'란…계륵, 신기루(?)

[정치야놀자]민주당이 '중도'를 강령에서 뺀 이유는

이기자의 '정치야놀자'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입력 : 2010.09.15 13:24|조회 : 18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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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중도'란…계륵, 신기루(?)
#권력은 다수를 품어야 한다. 다수로부터 정치적 지지를 받아야 한다. 최소한 봉건시대처럼 물리적 강제로 다수를 제압할 수 있어야 한다. 소수를 대변하는 권력은 존립기반 약화라는 약점을 끝내 극복할 수 없다.

조선시대에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을 핵심 국정기조 중 하나로 삼은 것은 이 때문이다. 농민은 당시 사회에서 생산, 소비는 물론 군역과 세금납부의 핵심층이었다. 농민층의 민심을 잡지 못하면 그 권력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오랜 가뭄이 들면 왕은 "하늘이 자신을 벌하고 있다"는 반성 아래 직접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명산대천, 종묘와 사직 등에서 기우제를 지냈다. 비록 형식적이었지만 영의정과 좌의정 등은 가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직을 청했고, 양반들도 관을 쓰지 않았다.

이것들은 일종의 '쇼'였지만 그만큼 사회 주력층인 농민을 달래고 품으려는 노력을 강조했다. 조선이 단일왕조로서 드물게 500여년을 이어간 데는 다수층인 농민의 지지, 최소한 복종이 한몫했다.

#민주당이 15년만에 강령·정책에서 '중도개혁주의'을 빼기로 했다. 대신 진보 정책을 강조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 5월 발표된 '뉴 민주당플랜'도 이에 맞춰 수정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뉴 민주당플랜을 만들며 노선논쟁 양상을 보였다. '중도'와 '진보'라는 큰 갈림길에 놓인 것. 애초 두 노선은 다른 길처럼 해석됐다. '중도'는 포용력과 확장성에서 매력적이고, '진보'는 선명성에서 도드라진다. '중도'는 온건 이미지이고, '진보'는 좌파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민주당의 '중도' 삭제는 현 정권에 대한 반작용 성격도 지닌다. 이명박 정부는 집권 후반기를 맞이해 '공정한 사회, 친서민'이란 국정기조에 몰두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참서민', '원조서민'으로 맞대응했지만 당 일각에서조차 "친서민 정책에서 여권에 선점 당했다"는 반성이 나왔다.

#한국 정당들은 어찌 보면 지금까지 제대로 된 이념·정책 대결을 벌인 적이 없다. 군부독재 시절 '민주 대 반민주'는 이념 대결이라기보다는 기본권과 생존권 확보를 위한 투쟁이었다.

민주당이 '중도'를 뺀 것은 그만큼 달라진 사회 여건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중도'는 어정쩡한 선택일 수밖에 없었다. 보수도 진보도 아닌 제3의 노선인데, 실체는 손에 잡히지 않는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산토끼 잡으러 다니다가 집토끼 놓친다는 반성으로 보면 된다"며 "하지만 중도 지향을 완전히 접었다기보다는 강조점을 달리해 당 정체성을 확고히 하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여의도 정치권에선 예전에 찾아보기 힘들었던 철학·가치 논쟁이 때로 벌어지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 공정한 사회, 친서민이란 가치를 놓고 포퓰리즘 논쟁이 등장했다. 민주당은 한때 애지중지했고 이후 '계륵'처럼 여겨졌던 '중도'라는 표현을 과감히 버렸다.

변화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과연 한국에 중도가치가 정치경제적으로 의미 있는 실체인 것인가. 그렇다면 그것은 어떤 지향인가. 한국에서 '보수', '중도', '진보'의 의미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 이는 결국 '과연 한국은 정치사회적으로 얼마나 달라졌고, 어떤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는 큰 질문으로 모아진다. 한국 정치권은 철학이란 낯선 과목을 처음 접한 신입생처럼 성장을 위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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