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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의 수수께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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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은 언제나 안개로 가득 차 있다. 안개가 걷힐 때까지는 전체를 완전히 파악하기 힘든 곳이다. 어떤 현상의 전모가 모호할 때,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수수께끼’(conundrum)라고 한다. 일반인들의 예상과 달리 금융시장은 수수께끼로 가득 차 있다. 교과서처럼 움직이기보다는 상식이나 통념과 달리 움직인다는 뜻이다.

금융시장의 수수께끼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2005년께 미국에서 벌어진 ‘그린스펀의 수수께끼’다. 당시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장단기 금리가 거꾸로 움직이는 일이 벌어졌다. 2004년 6월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했다. 2006년 3월까지 1%에서 4.75%까지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 국채 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이는 장단기 금리가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통념과는 크게 다른 것이었다.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은 2005년 2월 이 현상을 두고 오랫동안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했다. “상품과 서비스, 자본의 교류가 확대된 결과 수많은 국가들이 인플레이션 면에서 괜찮은 성과를 냈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나 인플레이션 리스크 프리미엄(inflation risk premium)이 낮아졌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어떤 요소도 새로운 것은 아니다. 따라서 지난 9개월간 장기 금리의 하락을 온전히 무섭도록 증가하는 세계화의 결과 덕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 여전히 국제 채권 시장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는 예기치 않은 행태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오늘날 그린스펀의 수수께끼는 완전히 풀렸을까? 어느 정도 풀렸다는 편이 맞을 것이다. 우선 연준이 언급했던 낮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한몫했다. 당시 전 세계에는 엄청난 돈이 풀려 있었다. 자본들은 당장의 높은 위험과 수익을 쫓는 대신 조금이라도 안전하고 장기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곳을 찾아 나섰다. 이 현상을 두고 ‘전 세계적인 저축 과잉’(global savings glut)이라고 명명한 이는 현 연준 의장인 벤 버냉키였다.

그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공업국에서 축적된 저축이 전 세계 금융시장에 흘러들어 오고 있다고 봤다. 단기 투자자금에 비해 장기간 축적된 저축은 장기적인 안전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짙다. 신흥공업국의 저축 자본 가운데는 민간부문뿐만 아니라 정부 자본도 있었다.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를 통해 축적한 외환보유고가 그것이다. 미국의 국채를 가장 적극적으로 사들인 것은 그들이었다. 미 국채는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장기적인 투자 대상이었다. 대개 10년물 이상인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미국의 장기 금리를 끌어내렸던 것이다.

오늘날 우리 금융시장에서도 그린스펀의 수수께끼가 재연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7월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2.25%로 올린 후 장기 금리(5년물, 10년물 국채 금리)는 0.6%포인트나 떨어졌다. 기준 금리를 올리지만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의견이 일치한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국내 채권을 선호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라는 것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은 더블딥 가능성과 재정위기가 상존한다. 이 때문에 글로벌 투자 자본의 미국·유럽 탈출과 아시아 유입이 가속화하고 있다. 결국 과거 미국과 현재 국내에서 벌어지는 그린스퍼의 수수께끼는 외부 자본의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유입에서 비롯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문제는 그린스펀의 수수께끼 이후 미국 금융시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사람들은 그 사실을 종종 잊어버린다. 지속적인 외부 자본 유입은 미국의 재정적자와 무역 불균형을 장기화시키는 최면제 역할을 했다. 주택시장과 금융시장의 거품을 키우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그 결과가 2007년 초 시작돼 2008년 하반기 본격화 된 글로벌 금융위기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현재 채권시장을 비롯한 증시로 꾸준히 유입되는 외국 자본은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다. 시장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국내시장에서 벌어지는 그린스펀의 수수께끼는 위기의 전조에 다름 아니다. 모든 수수께끼 같은 기현상들이 그렇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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