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글씨 일정관리...여대생 센스로 만들었죠"

▲남성의 무대로 알려진 SW개발 영역이지만 문제없다는 이현덕씨. <사진=이명근기자qwe123@>

"무엇보다 일하다보면 밤샘작업도 많고 체력적인 부담이 커요. 하지만 여성개발자가 남성개발자에 비해 디자인 등 디테일에 강해 보다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안드로이드 개발분야에서 촉망받는 여성개발자인 이현덕씨(숭실대 미디어학부 4학년 휴학, 24세)의 말이다. 통상 소프트웨어(SW) 개발은 남성 중심 분야로 통하지만 여성도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 실제 이씨는 여성개발자의 경쟁력을 직접 보여주고 있다.


5월에는 친구들과 개발한 카드결제 문자메시지(SMS)를 이용한 가계부앱인 '스윙머니'로 SK텔레콤의 '안드로이드 공모전'에서 은상을 받았다. 8월에는 손 글씨로 직접 할일을 작성하는 '투덕'으로 본지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모바일앱 어워드'에서 이달의 으뜸앱으로 선정됐다.

이씨는 국내 SW 개발자들의 산실로 꼽히는 '삼성SW멤버십'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대학 입학 전에는 컴퓨터를 잘 몰랐어요. 학교에서 하는 전산관련 수업은 그런대로 따라갈 만 했어요. 하지만 워낙 잘하는 친구들이 모인 삼성SW멤버십에서는 도저히 안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지난 1년 동안 평일에는 멤버십에서 먹고 자며 부족한 실력을 키우고, 주말에만 집에 갔어요."

악착같은 노력으로 남들이 인정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하지만, 개발 분야 공부에 대한 이씨의 갈증은 여전하다. 지난 6월부터 SK텔레콤이 운영하는 모바일교육센터 'T아카데미' 10주 과정에 다닌 것도 이 때문. 이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이 '투덕'이다.

"휴대폰이나 스마트폰에서 일정관리나 메모장 등을 사용하다보면 기능이 많은데 다 사용하지도 않고, 너무 어렵잖아요. 불편한 자판 대신에 손 글씨로 쓸 수 있는 앱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죠."


이씨가 여성개발자의 길을 선택하는 데는 두 살 터울 언니의 영향이 컸다. 이씨의 언니는 2년 먼저 삼성SW멤버십을 거쳐 현재 삼성전자에 다니고 있다. 언니의 추천으로 기술과 예술간 융합학문을 전공하는 미디어학과를 택했다. 또 졸업 작품으로 만든 `전시안내 로봇`으로 삼성SW멤버십에도 들어가게 됐다. 삼성SW멤버십을 마치면 삼성전자 입사자격을 얻게 된다.

"친구들과 함께 최근 마감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공모전에도 4개 작품을 제출했어요. 여성전용 애플리케이션 등 평소 생각했던 아이디어들을 상용화하고 싶어요. 거창한 앱 보다는 간단하면서도 실생활에 유용한 앱들을 만들고 싶어요."

개발자라는 직업이 여성에겐 결코 쉽지 않다고 말하지만 이씨의 얼굴에는 개발자로서의 강한 자신감이 넘쳐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