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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마음과 행동을 유도하는 힘

[박병천의 브랜드성공학]브랜드 어포던스

박병천의 브랜드성공학 머니투데이 박병천 브레인컴퍼니 대표이사 |입력 : 2010.10.12 12:10|조회 : 7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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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마음과 행동을 유도하는 힘
'어포던스(affordance)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심리학자 깁슨(Gibson)이 제창한 인지심리학 개념에서 비롯된 이론이다.

어포던스란 '어떤 형태나 이미지가 행위를 유도하는 힘'을 일컫는다. 어떤 의자는 앉아서 독서를 해야 할 것 같고, 어떤 의자는 편안하게 휴식하고 싶어지고, 또 어떤 의자는 누군가와 마주앉아서 대화를 나누고 싶어진다. 의자의 디자인에 따라서 우리가 하고 싶은 행위가 달라지는 것이다. 의자를 마주한 사람들이 디자이너의 의도대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그 의자는 어포던스가 뛰어난 의자, 즉 디자이너의 의도대로 행위를 유도하는 힘이 매우 강한 의자라고 할 수 있다.

그와 반대되는 경우도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레스토랑 세면대 앞에서 수도꼭지를 눌러야 하는지, 비틀어야 하는지, 아니면 당겨야 하는지 순간적으로 당황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무리 세련되고 감각적으로 디자인된 수도꼭지라고 해도 이 경우는 어포던스가 약한 디자인으로 평가된다.

광고계의 전설적 인물인 데이비드 오길비(David Ogilvy)가 저술한 책에서 이런 내용의 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 중세의 어느 나라에 위기가 찾아왔다. 국경지대에서 이웃나라의 침범이 발발한 것이다. 이에 국가지도자 중의 한 사람이 시민들을 광장에 모아놓고 연설을 시작했다. 연설의 한 대목, 한 대목이 끝날 때마다 시민들은 열광했다. 환호와 박수가 그치지 않았다. 연설이 끝난 뒤에도 시민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않고 그 자리에서 한참 동안 박수를 치고 있었다.

다음날 또다른 지도자가 같은 광장에서 연설을 했다. 어제와 달리 박수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시민들은 굳은 표정으로 지도자의 연설을 경청할 뿐이었다. 연설이 끝나자 시민들은 조용히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얼마쯤의 시간이 흐르자 집으로 돌아갔던 시민들이 다시 광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들의 손에는 삽이나 곡괭이, 혹은 몽둥이 같은 것들이 들려져 있었다. 침략자들과 싸우러 가기 위해서였다.

이 이야기를 들려준 뒤 오길비는 이렇게 물었다. "당신이 연사라면 어떤 연설을 하고 싶으십니까? 그리고 당신이 광고를 만든다면 어떤 광고 만들기를 원하십니까? 박수받는 광고입니까? 아니면 소비자가 행동(구매)하도록 하는 광고입니까?"

광고 중에는 광고에 출연한 모델만 유명하게 만들고 판매는 부진했던 사례도 있고, 광고문구만 히트한 사례도 있다. '선영아 사랑해'로 기억되는 광고캠페인은 당시 가장 화제가 된 메가톤급의 히트작이었으나 정작 소비자들은 광고문구만 기억할 뿐 어떤 제품, 어떤 브랜드의 광고였는지는 거의 기억하지 못한 경우다. 유명해져야 할 브랜드는 유명해지지 못하고, 엉뚱하게도 광고모델 또는 광고작품을 히트시키는 일에 아까운 광고비가 쓰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분명한 사실은 이런 결과가 기업의 의도는 결코 아니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인지과학자 노먼(Norman)은 "디자이너는 눈에 보이는 조형이나 그래픽요소를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어포던스를 디자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자인이나 광고는 감상용으로 만들어지는 것들이 아니다.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기업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소비자가 행동하도록 유도하지 못한다면 존재의미가 없는 것들이다.

그러므로 디자인이나 광고는 늘 어포던스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어떻게 디자인하면 또는 어떻게 광고를 만들면 어포던스를 더 강하게 만들 수 있을까'의 관점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포던스의 강약 정도가 디자인과 광고의 우수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돼야 한다. 고객이 기업의 의도대로 느끼고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힘, 즉 어포던스가 강한 브랜드가 되기 위한 첫번째 조건은 '의도'를 명확화하는 일이다.

고객들이 어떤 욕구를 느끼도록 할 것인지, 어떤 행동을 하도록 유도할 것인지 그 의도를 분명히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설이든 광고든 브랜드든 어포던스보다 박수받는 일에 더 유혹을 느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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