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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2.0] '자본 자유화'라는 괴물의 죽음

경제2.0 머니투데이 김용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 |입력 : 2010.10.2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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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2.0] '자본 자유화'라는 괴물의 죽음
위기는 많은 것을 변화시킨다. 1930년대 대공황을 겪으면서 정부와 시장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다. 2년 전에 발생해 진행 중인 글로벌 금융위기도 유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한국경제를 생각해보면 ‘자본 자유화’에 대한 생각이 그러한 변화 중 하나일 것이다. 최근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지난 18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IMF ·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아시아의 자본규제가 정당하다'는 말을 했는데 이는 과거 IMF 기조와 정반대되는 발언이다”고 했다.

그는 “환율이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과도한 자본유입에 의해 좌우되고 있는 현실에서 단기투기자금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나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국정감사 답변을 통해 비슷한 문제의식을 밝혔다. 실제로 정부는 해외 투기자금의 과도한 유출입을 완화하는 방안을 12월 초에 내놓기로 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사실 이들 세 사람은 투기적 해외자본의 유출입이 국민경제에 불필요한 변동성을 야기한다는 점에 대해 이전부터 분명하게 인식해왔던 인물들이다. 과거 이들의 발언이나 경력을 보면 그러하다.

강 특보와 윤 장관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외국자본의 썰물을 막아내려 안간힘을 썼고, 김 총재는 1995∼96년 중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준비협상을 주도했다. OECD 가입당시 정부와 OECD 자본이동 및 국제투자위원회(CIME/CMIT) 간 오갔던 문서들을 보면 미국이나 영국의 완전한 자본시장 개방요구를 일정 수용 하면서도 OECD 가입에 따른 자본자유화가 국내 시장에 야기할 수 있는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몇 가지 제한장치를 끝까지 고수하려던 흔적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IMF의 요구, 시장 개방 후 더욱 강력해진 자본시장의 힘과 국제자본의 압력 등에 밀려 한국의 금융정책은 완전한 수준의 자본자유화를 향해 달려왔다. 강 특보 등이 지녔던 문제의식이 현실에서 적용되기 힘들었던 게 현실이었다.

경제학자 케인즈는 자신의 저서 ‘일반이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제학자나 정치철학자의 생각은 그들이 옳던 그르던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영향을 끼친다. 실용적인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어떤 지적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과거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경제학자의 노예일 가능성이 높다.”

특정 사상이나 아이디어는 아주 오래 간다. 어떤 사상은 그게 유용하기 때문에 오래 가기도 하고 어떤 사상은 그것이 잘못되고 위험한 것으로 판명이 나더라도 사라지지 않는다.

증거가 어떤 사상을 사실상 죽였어도 그 사상은 죽지 않고 좀비처럼 세상을 활보하는 경우도 있다. IMF가 유포했던 완전한 자본자유화 주장은 사실 그 유효성에 대한 실증적 자료도 없었지만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한국에서 하나의 신앙처럼 유포되고 받아들여졌다.

외국인 직접투자의 긍정적 효과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자본자유화란 도그마를 좇아 무분별한 정책이 추진되었던 것이 지난 10년 한국의 현실이다. 결과는 국부유출과 변동성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도그마를 강력하게 주창했던 IMF가 스스로 자본규제의 필요성을 제기한 게 올 2월 19일의 일이다.

자본자유화란 도그마가 현실에서 부정당하고 자본규제의 정당성이 주창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과거 우리를 지배해왔던 경제학적 신념 중 정리해야 할 것은 더 없는지 생각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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