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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선칼럼]돈 많이 버는 은행은 나쁜 은행?

홍찬선칼럼 머니투데이 홍찬선 부국장겸 금융부장 |입력 : 2010.11.01 14:15|조회 : 6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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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선칼럼]돈 많이 버는 은행은 나쁜 은행?
"이익을 많이 내는 은행이 꼭 좋은 은행입니까?"

석 달 전 중국에 갔을 때 한 은행지점장에게 이런 질문을 받고 잠시 당황했다. 물가상승과 이자소득세를 감안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져 저축하기가 어렵다는 예금자나, 초저금리에도 돈 빌리기가 여전히 어렵고 이자부담이 많은 중소기업 사장들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면 으레 있는 불평으로 받아넘겼을 것이다.

그런데…,

"은행이 돈 많이 버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현직 지점장의 질문은 색달랐고, 조금은 충격이었다. 게다가 그는 다음과 같은 5가지 이유를 조목조목 거론했다.

첫째, 은행의 이익이 많다는 것은 1인당 생산성이 높다는 것이며, 이는 곧 고용을 줄이는 것과 연결된다.(얼마 전 KB국민은행에서 명예퇴직을 받았는데 예상보다 많은 3247명이 신청했는데, 그만큼 일자리는 줄어든 셈이다). 다른 은행들도 신입사원 채용은 최소화하고, 명예퇴직을 늘리는 추세다.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하고, 가장마저 조기정년으로 일자리를 잃는 '이중실업'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은행 명퇴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둘째, 은행 이익을 위해 고객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일을 권유한다. 주가가 떨어졌을 때 주식형펀드를 팔고 주가가 많이 올랐을 때는 환매를 권유하는 게 고객의 수익을 높이고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바른 길이다. 하지만 은행원은 반대로 권유하고, 결과는 고객이 손실을 입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준금리가 오를 때 대출 금리는 즉각 인상하고 예금금리는 늦게 올려 예금예대금리차를 높게 유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셋째, 이익만 좇다보면 크고 길게 보지 못한다. 10년, 20년 앞을 내다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는 전략 수립에 소홀하다. 행장은 자기 임기 내에 나쁜 일이 생기지 않도록 리스크를 지지 않으려 한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단물만 빼 먹는 것은 오히려 더 큰 리스크라는 것은 고려되지 않는다.

넷째, 손실 볼 가능성이 높은 것에는 아예 손을 대지 않는다. 자산이 100조~200조 되는 은행의 벤처 투자금액이 고작 200억~1000억에 불과하다. 우리의 아들과 딸이 먹고 살 수 있도록 신수종(新樹種)사업을 찾아내고 육성하려면 벤처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은 은행에게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호황 때 대출을 늘리고 불황 때 대출을 회수해 경기의 골을 더욱 깊게 하기도 한다. 맑은 날에 우산을 빌려주고 비올 때 뺏는 나쁜 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섯째, 한국 안에서만 아웅다웅한다. 한국이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의장국으로서 활동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조하지만 금융은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다.

그 지점장의 설명을 들으면서 '은행의 존재이유(레종 데뜨르, Raison D'etre)'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은행도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이익을 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돈을 벌지 못해 주주에게 배당이나 주식매매차익을 주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이 3분기까지 2조196억원의 이익을 냈고, 우리금융(1조411억원) 기업은행(1조482억원)도 1조원 클럽에 가입한 것은 칭찬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은행은 주식회사이면서 사회적 역할도 크다. 자금이 남는 사람과 필요한 주체를 연결시켜 산업을 발전시키고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경제의 동맥 역할이 그것이다. 이익과 사회적 역할은 좋은 은행의 양대 기둥이다.

한국의 은행들은 젊은이들이 입행해 일하고 싶어 하고 고객들에게 사랑받고 있을까. 이익이라는 숫자에만 얽매이지 않고 그 너머에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은행이 훌륭한 은행이라는 것은 그 지점장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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