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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에세이]당신은 인생 몇단?(2)

진짜 고수는 티를 내지 않는다

김영권의웰빙에세이 머니투데이 김영권 머니위크 편집국장 |입력 : 2010.11.04 12:32|조회 : 8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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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단수에 관한 연습문제를 충분히 풀었으니 이제부터 본론이다.

다음은 단학에서 매긴 인생 단수다. 이건 진짜 1단부터 9단까지 있다. 나는 몇단인지 따져보자. 따질 정도가 아니라면 아직 '단수'가 아니라 '급수'를 매기는 수준이 되겠다.

· 1단 초지(初知): 자신이 누구인지, 자기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단계.
· 2단 입지(立知): 삶의 목적을 영적인 완성에 두기로 정한 단계. 마음은 확고해졌지만 아직 실천으로까지는 연결되지 않은 상태다. 몸과 마음이 그릇된 감정과 습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갈등이 많다.
· 3단 정지(正知): 혼이 살아나는 체험을 하는 단계. 자신의 내면에 깃든 신성과 순수의식을 체험한다. 혼이 살아나면서 감각이 예민해지기 때문에 음주나 흡연 등 몸에 해로운 습관은 자연스럽게 교정된다.

· 4단 명지(明知) : 의식이 매우 밝아져서 지식의 힘이 아닌 직관에 의한 지혜와 통찰을 바탕으로 세상의 이치를 알게 된다. 피해의식, 이기심, 자만심 등의 감정과 생활습관 등에 의해 위축돼 있던 혼이 살아나 밝게 활동하는 시기다.
· 5단 영지(靈知) : 혼이 크게 성장해 매사에 자신감이 생기는 단계. 영적이 능력이 생기기도 하고 누가 보아도 신령스러움이 느껴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따른다. 그러나 자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단계다. 소유욕, 명예욕, 자만심이 남아 있어 인정받고자 하고, 지배하고자 하는 유혹도 강하게 받는다.
· 6단 무사지(無思知) : 가아에서 완전히 벗어나 진아에 이른 단계. 자기의 공을 기억하지 않으며 명예 등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난 상태. 밝음과 어둠, 있다와 없다 등 상대적인 관념들이 사라진 상태. 주관과 객관이 통일된 무의 상태에 있어 감정이나 사심의 유혹을 받지 않는다. 영지 단계와 달리 겉으로는 특별한 점이 전혀 나타나지 않아 보통 사람들은 그의 면모를 알아보지 못한다.

· 7단 대명지(大明知) : 깨달음을 완전히 이룬 단계. 영혼 구제의 사명과 함께 공심, 우주심, 우주의식을 갖게 된다. 큰 사랑과 대자비심을 가지고 세상으로 나온다.
· 8단 대령지(大靈知) : 세상을 구할 수 있는 큰 지혜가 열리는 단계
· 9단 천화(天化) : 혼이 완성돼 우주의 본성과 하나 되는 단계. 원래의 우주 생명의 자리로 돌아간 상태다.

나는 이중 어디쯤일까? 내 생각엔 1단을 지나 2단에서 3단 사이 쯤 되는 것 같다. 담배는 끊었고, 술은 폭음을 삼가니 얼추 3단 시험 요건은 갖춘 듯하다. 아마 본격적으로 도를 닦아 내공이 쌓인다면 4단부터 일 것이다.

4단을 넘어 5단쯤 되면 강한 공력을 내뿜게 된다. 누구나 그를 보면 거부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느낄 것이다. 하지만 자칫 선무당이 될 수도 있다. 확실히 포스는 있는데 저 혼자 잘난 것 같은 배타성이 강하면 그건 5단일 것이다. 나를 사로잡는 동시에 나를 한없이 작게 만드는 사람은 분명 5단 즈음이다.

6단쯤 되면 이걸 넘어선다. 진짜 고수는 티를 내지 않는다. 시골 할아버지 같다. 생김새나 차림새가 그렇고, 말하는 본새가 그렇다. 그런데 문득 지혜의 빛이 새어 나온다. 사랑이 가득하다. 그는 의도하지 않는다. 물처럼 자연스럽다. 어떤 역경도 순리로 푼다.

인천 부평역 근처에서 8년째 노숙자들을 위한 무료 밥집인 '민들레국수집'을 운영하는 서영남 전 수사. 내가 보기에는 이분이 6단이다. 이 분은 항상 웃는다. 마음씨 좋은 이웃집 아저씨 같다. 하는 일도 소박하다. 그는 노숙자를 위해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고, 밥상을 차린다. 매일매일 정성을 다해 차린다. 그런데 그 정성이 진심이다. 언제나 진심이다. 밥 대접보다 사람 대접이 먼저다. 그 대접에 주변이 환해진다. 내 마음에도 한줄기 빛이 들어온다.

  ☞웰빙노트

-처음 국수집 시작하면서 안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이 네 가지였다. 첫째 정부지원 받지 않는 것, 둘째 후원회 조직 안 만드는 것, 셋째 프로그램 공모하지 않는 것, 넷째 부자들의 생색내기 돈을 안 받는 것이었다. 이렇게 8년째 버티다 보니 진짜 하느님을 손길을 체험하게 되었다.

-민들레 국수집에서는 식사 차례를 기다리면서도 손님들이 줄을 서지 않는다. 줄을 서면 첫 번째 사람부터가 아니라 꼴찌부터 식사를 들게 하기 때문이다. 손님이 많아서 기다릴 때의 식사 순서는 무조건 제일 많이 굶어 제일 배고픈 분 우선이다. 노숙인이나 배고픈 사람들은 모두 세상의 줄서기 경쟁에서 밀려난 꼴찌들이다. 그런데 민들레 국수집에서마저 줄을 서서 선착순으로 밥을 먹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 끔찍한 일이다.

-민들레 국수집은 사람이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찾아오는 곳이다. 오는 손님마다 가슴 아픈 사연들을 한가득 안고 있다. 배고프고 헐벗고 누울 곳 없는 외로운 그들의 모습에서 나는 예수님을 발견한다.

-세상에 슬픔과 고통을 좋아할 사람은 없지만 슬픔과 고통은 우리의 인생을 진지하고 맑게 해준다. 고통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여서 온전히 겪어본 사람은 고통을 피하려다 고통을 겪는 사람과 달리 자비롭고 너그럽다.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슬픔과 고통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인 사람은 하느님의 자비하심과 너그러움을 깨닫게 된다.<서영남, 민들레 국수집의 홀씨 하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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