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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현 칼럼]양적완화의 시사점

안동현칼럼 머니투데이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입력 : 2010.11.1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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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미국에서 두 가지 큰 뉴스가 있었다. 정치적으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하원 61석을 잃으면서 다수당 지위를 빼앗기는 등 74년 만에 참패를 기록했다. 경제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B)가 60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를 통한 2차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하원의 여소야대 현상은 표면적으로 볼 때 주식시장에는 반가운 뉴스다. 역사적으로 여소야대 상황에서 오히려 주가가 평균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금 미국의 경제는 위기가 현재진행형인 상황이다. 정부와 의회가 대립각을 세울 경우 위기시 정부의 대처능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증대될 우려가 있다.

양적완화는 '헬리콥터 벤'이란 명성에 걸맞게 시장이 예측한 것보다 큰 규모로 발표됐다. 버냉키 FRB 의장은 학계에 있을 때부터 제로정책금리 상황에서 유효한 통화정책으로 양적완화를 주창한 통화론자다.

양적완화란 작년 스웨덴이 펼쳤던 마이너스 금리 정책과 함께 최후의 통화정책 수단으로 볼 수 있다.

상기 두 가지 사안에 있어 핵심이 되는 경제지표는 고용이라고 볼 수 있다. 10% 언저리에 있는 높은 실업률로 인해 중간선거에서 전통적 지지층인 서민층 및 중산층이 오바마 행정부에 등을 돌렸다. 양적완화 정책 역시 고용증진에 그 운용목표를 두고 있다.

중간선거 결과와 양적완화 발표를 합산해서 보면 경제정책의 두 축 중 재정정책 여력이 위축되고 통화정책의 경우 역시 모든 실탄을 소진한 형국이다. 재정 면에서 재정적자 감소 및 부유층 소비세 감소 연장을 주장하는 공화당 안에 따르면 결국 재정지출을 줄이고 소비는 부자들의 지갑을 열어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부자들의 지갑은 경기순행적이고 후행한다는 측면에서 위기시 적절한 정책수단으로 보기 힘들다.

양적완화 정책은 일종의 독배라고 볼 수 있다. 마치 적중률이 낮은 총을 갖고 탄창에 남아 있는 모든 총알을 허비해가며 몇 발이라도 고용증진이란 목표를 맞히길 기대하는 것과 같다. 적중률이 낮은 것은 현 고용부진이 리먼 사태 전 과잉설비 투자로 기업들의 추가 투자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양적완화 정책은 결국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애초 위기를 야기한 요인에 기대겠다는 발상이다. 일단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됨에 따라 은행의 캐리 역시 낮아질 것이다. 따라서 금융권 입장에서는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레버리지를 높이거나 고위험 투자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 리먼사태 전의 금융권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월가의 위험추구를 견제하기 위해 지난 여름 도입된 도드-프랭크 법안은 금번 선거 결과로 인해 그 시행에 여러 제약이 따를 것으로 기대되고 증권감독원이나 미연준, 소비자청 등 규제기관의 규제활동 역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두 뉴스의 손익구조를 따져보면 가장 혜택을 입은 주체는 월가, 수출기업 및 부자들로 볼 수 있다. 양적완화 정책이 실패하면 미국경제를 비롯한 세계경제는 더블딥이 아닌 장기침체에 빠질 공산이 크다. 성공한다 하더라도 그 폐해인 과잉유동성 흡수 전에 금융자산이나 원자재 등에서 자산 가격 버블을 잉태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약달러로 인해 통화정책 운용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약달러로 인한 원화가치 절상은 기본적으로 디플레 요소가 되고 금리인상에 저해요소가 된다. 그러나 약달러 및 월가의 위험추구 현상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우리나라에 있어 인플레 요인으로 작용하고 금리인상 요인이 된다. 즉 양적완화 정책은 우리 경제에 인플레요인과 디플레요인 둘 다 수반하다. 어려운 점은 환율 변동에 민감한 수출 중심 대기업이나 원자재 가격 변동에 민감한 내수 중심 중소기업 모두 어려움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해외자본의 급속한 유출입을 견제하기 위해 외국인의 채권투자에 세금을 다시 부과하거나 은행세 도입을 거론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실물경제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양적완화가 우리 경제에 드리운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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