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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기업은행이 답이다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더벨 대표 |입력 : 2010.11.22 12:37|조회 : 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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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의 신임 회장이 직원들에게 일독을 권했다는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는 상식과 배치되는 몇 가지 실증분석이 나온다.
 
이런 것들이다. 세계적으로 위대한 기업들을 분석해보니 경영진에 대한 고액의 보수가 어떤 기업이 위대한 회사가 되는데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회사들은 대체로 거대한 업종의 회사가 아니며, 오히려 보잘것 없는 업종의 기업들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인수 합병(M&A)은 좋은 회사가 위대한 회사로 전환하는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소개된다. 저자 짐 콜린스는 명망가 리더들은 좋은 회사가 위대한 회사가 되는 데 부정적 상관관계가 있다는 분석까지 제시한다.
 
이같은 실증분석이 우리나라 은행산업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있다면 과연 어떤 은행이 이런 분석에 가장 근접했을까. 바로 IBK기업은행이다.
 
기업은행은 아직 '위대한 기업'은 아닐지라도 분명 좋은 은행, 우량한 은행임에 틀림없다. 경영지표가 입증한다. 올해 순익 면에서 기업은행은 비은행 계열사까지 포함된 KB금융이나 우리금융 하나금융을 앞지를 전망이다. 지난 5년간 기업은행의 총자산 평균 증가율은 4대 시중은행 평균치를 넘어섰다. 올 들어 9월 말까지 우리나라 은행권 신규대출의 85% 정도를 기업은행이 담당했다.
 
자산건전성 면에서는 어떤가. 우리 국민 하나 농협 등 대형은행들이 돌아가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자산담보부증권(CDO) 같은 파생상품, 심지어 키코 관련 부실로 몸살을 앓았지만 기업은행은 거의 손실을 입지 않았다. 지난 10년간 자산건전성 관리를 가장 잘한 은행이 기업은행이다.
 
좋은 은행이냐 아니냐는 수익성이나 건전성, 성장성 등의 기준으로만 볼 수 없다. 은행업은 여기에다 공공성, 공익에 대한 기여가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 이 대목에서 국내 은행권은 물론 금융사 가운데 기업은행을 능가할 곳이 과연 있을까.
 
우리가 주목할 것은 기업은행은 이런 성과들을 경쟁은행들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보상체계 속에서 이뤄냈다는 점이다. 기업은행 임원들의 급여 수준은 경쟁 시중은행들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일반 직원들도 85%에 그친다.
 
기업은행은 또 위형을 키우기 위한 M&A 한번 하지 않고 이런 결과들을 성취했다. 화려한 대기업 금융도 아니고 마진이 좋은 가계금융도 아닌, 금융사들이 기피하는 그야말로 보잘것없는 중소기업금융을 통해 얻어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구조조정의 달인'이니 '한국 금융산업을 상징하는 인물'이니 '승부사'니 하는 많은 명망가 금융 CEO가 현직에 있을 때는 거액의 연봉과 엄청난 스톡옵션을 챙기고, 퇴직 후에는 자기가 몸담았던 은행에 천문학적 부실을 안기거나 조직을 사분오열시킨 게 최근 우리 금융계의 자화상이다.
 
이에 비해 기업은행 CEO는 평균 이하의 연봉에 만족하고, 공기업으로서 경영실적이 좋아 해당 부처 장관이 인사권자에게 연임을 건의해도 자리에 관심이 없다. 더욱이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임하지 않으면 오히려 CEO 리스크가 발생하는 게 아니냐고 따져도 미련 없이 단임을 선언하고 은행을 떠난다.
 
신한금융사태 이후 금융계도 금융당국도 '금융산업의 표준'이 사라졌다고 아쉬워하지만 그렇지 않다. 기업은행이 표준이고, 기업은행이 답이다. 기업은행은 외환위기 극복 이후 최근 10년간 한국의 금융계가 얻어낸 꽤 괜찮은 성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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