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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2.0] 비정상적으로 불확실한 상황

경제2.0 머니투데이 김용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 |입력 : 2010.12.0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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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2.0] 비정상적으로 불확실한 상황
벤 버냉키 미 연방제도준비위원회(FRB)의장은 현 경제상황을 ‘비정상적으로 불확실’하다고 표현했다. 경제상황이 불확실하다는 표현은 종종 듣는 얘기지만, 이번 경우에는 그것이 ‘비정상적으로’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7월 미 FRB가 미국 상원에서 연 2차례 열리는 반기 청문회에서 이런 표현을 사용했는데, 당시 그는 상황의 개선을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3일 미국 국채를 6,000억 달러 매입하겠다는 발표를 내놓았다. 최근 3차 양적완화 정책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미국 당국자들만 상황이 아주 비정상적으로 불확실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 중앙은행의 11월 물가보고서를 보면 2011년 소비자 물가가 영란은행 타깃(2%)을 훨씬 넘었다가 궁극적으로는 다시 낮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 하락할 지 그 속도는 어떨지 예측하기 매우 불확실하다고 말한다. 물가 뿐 아니라 수출입과 민간소비가 호조를 보일 지 여부도 판단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보고서는 그래서 영란은행 금융통화위원들 간에 ‘평상시보다 훨씬 넓은 이견이 존재하고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 ‘세계는 평평하다’의 저자이자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토마스 프리드만은 버냉키 의장의 ‘비정상적으로 불확실’하다는 언급 후 이런 칼럼을 썼다. 자신이 수 주간 미국과 독일의 고위 경제정책 당국자들을 만나 이야기한 결과 이제 이 비정상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을 잘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고 글을 시작한다.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 다만 예외적으로 개선되지 않은 것을 제외하면 그렇다.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구제정책은 작동하고 있다, 다만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그렇다. 우리는 곧 상황에 대해 잘 이해할 것이다, 이해되지 않는 상황을 제외한다면 그렇다.” 자신이 만난 당국자들이 도무지 감을 잡고 있지 못하더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비정상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은 도대체 어떤 상황일까? 그것은 과도기 상황을 말한다. 저물가에 고성장을 시현했던 ‘대안정기(1987-2007)’가 결국은 버블임이 드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고 ‘대침체기(2008-9)'를 겪은 세계경제가 미래의 ’새로운 균형‘을 찾기 이전의 시기를 말한다.

대안정기의 컨센서스였던 영미식 자본주의는 그 정당성을 잃었으나 새로운 컨센서스는 아직 부상되지 않은 전환과 혼란의 시기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배경이었던 글로벌 불균형은 시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언제부터 그것이 시작될 지 어떤 속도로 진행될 지가 불확실한 그런 때를 말한다. 각국은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거나 흑자를 유지하기 위해 자국의 환율을 경쟁적으로 낮추려 하고, 일부 국은 통화 유동성을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늘리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글로벌 불균형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80년대 이후에만도 미국의 쌍둥이 적자, 1990년대 한국 등 신흥국의 외채증가에 따른 외환위기에 이어 세 번째이다. 하지만 과거와 다르게 그 불균형의 크기가 크고 채권국이 신흥국이고 채무국이 선진국(미국)이라는 점에서 과거의 불균형과 구분된다.

1980년대에도 채무국이 선진국(미국)이었던 때가 있었으나 당시에는 채권국(독일, 일본)도 선진국이었으며, 불균형 시정의 고통은 채권국인 독일과 일본이 안았다. 그들이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채권국(중국)은 다르다. 미국에 자국 안보를 의존하고 있지도 않고 불균형 시정의 고통은 채무국인 미국이 져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불균형의 시정은 요원하고 비정상적으로 불확실한 최근의 과도기 상황은 오래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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