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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탐욕의 역설

성화용의인사이드 머니투데이 성화용 부국장 |입력 : 2010.12.07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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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탐욕이 일을 그르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욕심을 부려 당장 어떤 일을 쟁취해도 길게 보면 오히려 손해가 되는 사례, 목표에는 도달했지만 궁극의 몫은 손실이 되고 마는 역설의 현장을 우리는 자주 목격한다.

기업인수·합병(M&A)은 ‘자본주의적 탐욕’의 결정판이다. 물론 돈만 있으면 기업을 인수하는 건 어렵지 않다. 그러나 ‘성공적인 M&A’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인수·합병 이후 모든 것을 감안한 득실 계산에서 이익을 남기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남들의 질시를 받으며 성사시킨 M&A가 오히려 몰락의 시작이 된 몇몇 재벌그룹의 사례가 많은 걸 시사한다.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 시장에서 일어난 M&A 가운데 현재까지 성공적이라고 평가할만한 딜(deal)은 30%를 밑돈다는 보고도 있다.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형 딜은 분석대상에서 빠져 있지만, 다 포함시켜도 확률이 그리 높아질 것 같지는 않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기업을 사고 파는 거래는 이어진다. 특히 최근에는 현대건설과 외환은행의 매각작업이 진행되고 우리금융지주까지 매물로 나와 재계와 금융계가 뜨거운 연말을 맞고 있다.

사고 파는 사연은 매물마다 제각각이다. 그러나 그 심연의 키워드는 역시 '탐욕'이다.

그룹체제를 유지하며 경영권을 지키겠다는 강박, 모태기업을 되찾아야 한다는 의지, 한 푼이라도 더 받아 이익을 불리겠다는 욕심이 '현대건설'이라는 매물에 버무려져 있다. 그 갈증이 강하면 강할수록 이해관계자들의 대립과 갈등도 심해질 수 밖에 없다.

외환은행 M&A 역시 첨예한 탐욕의 경연이다. 한시라도 빨리 차익을 내고 끔찍한 편견(당사자의 시각)으로부터 탈출하려는 욕구와 거칠고 인색한(당사자의 시각) 인수자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피고용인으로서 이익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위기감, 절묘한 선택(당사자의 시각)으로 몸집을 키우고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기대가 뒤엉켜 있다.

하나금융의 이탈로 경쟁 입찰 구도가 애매해진 우리금융도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제 스스로 주인 노릇 좀 해 봐야 겠다는 컨소시엄과 책임져야 할 일은 절대 하고 싶지 않은 매도측의 이해관계가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러한 탐욕의 역학구도에 수많은 월급쟁이와 장사치, 관료와 정치인들까지 각자의 욕심으로 줄을 대고 있다. 이들은 때로 주판알을 튕기고 때로 언성을 높이며 충실히 소음을 일으키고 있다.

이 뜨거운 M&A들이 어떤 결말을 낼 지 아직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 다만 지금 이해당사자들이 절대적이라고 여기는 가치가 나중에 얼마든지 전도될 수 있으며, 그 미래의 인과관계를 예측하는 것 역시 지금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사실 탐욕은 본능이다. 그 본성을 기초로 성립된 자본주의 시스템은 논리와 이성으로 조각된 사회주의의 실패를 딛고 현대 정치경제의 지배적 '어플'로 자리잡았다.

인문학자 사이토 다카시는 모순덩어리 녹슨 기관차(자본주의)가 멈추지 않는 이유를 '태생적으로 인간의 탐욕을 기초로 만들어졌으나, 오랜 시간 자생적으로 정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탐욕을 어떻게 정제할 것인가. 눈 앞의 목표에 도달하기 전에 한번쯤 옆을 둘러보고 뒤도 돌아보는 게 미덕이 되지 않을까. 욕망의 실현이 손해를 낳는 역설의 반복을 현실적인 가능성으로 인정할 때, 마침내 그렇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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