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김정일 싸우자!" 문구게재..왜?

국내 IT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가 북한의 김정일과 김정은 부자를 겨냥해 "싸우자"라는 문구를 초기화면에 게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현재 디시인사이드 초기화면 주소창 상단에 "정일, 정은 나와라! 싸우자!"라는 문구가 올라와 있다.

이 문구는 김유식 디시인사이드 대표가 직접 작성한 것이다. 디시인사이드 관계자는 "디시인사이드가 최근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을 당했고 그 배후에 북한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에 따라 김유식 대표가 직접 문구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유식 대표는 왜 이런 문구를 초기화면에 내걸었을까.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김정일 미친놈, 김정은 개xx'라는 문구가 포함된 글이 올라왔다. 글 속에 숨겨진 이 문구는 디시인사이드의 회원들이 해킹을 통해 심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한 네티즌의 사이버 공격을 받은 북한은 디시인사이드에 사이버공격을 감행했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을 규탄하기 위해 만들어진 디시인사이드의 '연평도 북한도발 갤러리'가 지난 6일 오후 8시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을 받은 것이다. 이 때문에 디시인사이드의 서비스는 장애를 겪었다.

그러자, '우리민족끼리' 사이트는 디시인사이드 회원으로 보이는 국내 네티즌들에게 지난 8일 또다시 해킹당했다. 8일은 북한의 3대 세습자 김정은의 생일이다. 이 해킹으로 우리민족끼리 초기화면은 김정일 김정은 부자를 조롱하는 그림으로 도배됐고, 우리민족끼리 트위터 계정에도 비난글이 4건 게재됐다.

조평통은 9일 '우리민족끼리' 사이트를 즉시 폐쇄했고, 디시인사이드는 악성코드에 감염되는 사이버공격을 또다시 받았다.

일부 디시인사이드 회원들은 게시판 댓글 등에서 "우리민족끼리 해킹을 직접 주도했다"고 밝혀, 이번 사건은 흡사 남북한 사이버 전쟁을 연상시키게 하고 있다.

양측의 사이버 싸움이 국지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해킹으로 서비스 장애를 겪은 김유식 디시인사이드 대표가 김정일 부자를 겨냥한 문구를 사이트에 올린 것이다.

디시인사이드 관계자는 "디시인사이드 회원들의 댓글을 통해 해킹 사실을 추정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 회원들이 해킹을 했는지 여부는 파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