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의미 함축된' 기성용 원숭이 세리머니

기성용(셀틱)이 선제골을 터트리고 난후 원숭이 흉내를 낸 골 세리머니가 논란이 되고 있다.

25일 오후 10시 25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한국은 일본에게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서 0-3으로 패했다.


기성용은 전반 22분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골 세리머니로 기성용은 왼쪽 뺨을 긁는 원숭이 흉내를 내며 동료 선수들과 기뻐했다. 원숭이는 흔히 한국인이 일본인을 비하할 때 사용된다. 많은 방송사 카메라와 사진기자들이 이 장면을 담았다.

이 세리머니를 단순 도발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원숭이 흉내는 인종 차별적인 요소가 있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인종차별 반대(Say no to racism)'라는 슬로건을 만들고 경기 중에 인종 차별적인 언동을 할 경우 해당 선수에게 벌금을 매기는 등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인종차별적인 골 세리머니에 우리나라 국민들이 상처를 받은 적도 있다. 2009년 여름 한국 투어에서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페데리코 마케다(Federico Macheda, 삼프도리아) 선수가 유사한 골 세리머니를 했을 때 한국에선 엄청난 논란이 있었다. 작년 차두리(셀틱)가 "상대팀 관중이 기성용에게 원숭이 흉내를 보여 화가 치밀었다"고 밝혔을 때도 한국 축구 팬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한편, 경기 후 인터뷰에서 기성용 선수는 첫 골을 성공시킨 후 했던 세리머니에 대해 "여러 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고 짧게 대답했다.

또 26일 오전 3시 30분께 자신의 트위터에 “정말 고맙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들 내 가슴속에 영웅들이다”며 “관중석에 있는 욱일승천기를 보는 내 가슴은 눈물만 났다”는 글을 올렸다.

기성용은 26일 오전 8시 20분께 자신의 세리머니와 트위터를 통한 ‘욱일승천기’언급을 궁색한 변명이라고 비판한 한 언론 매체의 기사를 링크하고 “변명이라..선수이기 전에 대한민국 국민입니다”라는 글도 남겼다.

기성용의 세리머니를 두고 네티즌들은 “속이 시원했다”는 반응과 “하지 말았어야 할 비매너적인 행동이다”는 반응으로 나뉘었다.

↑25일 오후 10시 25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준결승전 경기 후 기성용 선수 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