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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신한금융이 정신 못차렸다고?

성화용의인사이드 머니투데이 성화용 머니투데이 더벨 편집국장 |입력 : 2011.03.0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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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배'하는 곳인가 '서비스'하는 곳인가. 고위 당국자들이 최근 신한금융그룹에 보낸 노골적인 메시지들을 접하면서 여러 생각들이 교차한다.

새 회장 내정자를 선임하기 전 인사 잡음이 일자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고 했고 라응찬 전 회장의 스톡옵션 행사와 관련해 "아직 정신 못 차렸다" "좌시하지 않겠다" 고 했다.

그 상황과 메시지의 취지를 보면 그럴만 하다고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금융당국)의 기능을 대입해 냉정하게 들여다 보면 몇가지 유쾌하지 않은 이슈들을 짚어낼 수 있다.

우선 말꼬리를 잡아보자. 인내심을 시험하면, 정신 못 차렸으면 어쩔 것인가. 무엇으로, 어떻게 좌시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결국 '원칙'을 가늠자로, '법'과 '규정'을 수단으로 삼아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 뿐이다. 그러나 뭔가 문제가 있다면 '인내심을 시험하지 않아도' '정신을 이미 차렸어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금융을 감독하고 금융정책을 집행하는 정부당국 본연의 기능이 그런 것 아닌가. 다시 말해 좌시하지 않아야 할 일이라면 좌시하지 않으면 되고, 개입하지 않아야 할 일은 개입하지 않으면 그 뿐인 것이다.

굳이 그런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배경에는 은연중 '계급의 논리'가 숨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당국과 금융회사를 상위-하위의 구도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회사는 당국의 '슬하'에 있으며, 다스려야 할 대상이며, 당국은 스스로 훈육자를 자처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경고 멘트에는 금융회사를 제어할 '가외의 수단'이 있다는 암시도 함께 담고 있다. 실제로 어떤 수단이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그런 으름장이 통한다고 믿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다.

안타까운 건 옳고 그름을 떠나 당국의 이런 태도가 '일관성'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수장자리를 놓고 치열한 물밑 싸움이 벌어졌던 곳이 어디 신한금융 뿐인가. 고소 고발 같은 '이벤트'가 없었을 뿐 청탁, 줄대기, 음해로 얼룩진 저질 인사를 한두번 목격한 게 아니다. 그 때 고위 당국자는 어디 있었나. 이 역시 계급의 논리인가. 더 높은 계급의 누군가가 개입했기 때문인가. 그래서 신한금융보다는 질이 좀 낳아 보였던 것인가.

스톡옵션이 문제라면 시장은 그야말로 그동안 문제 투성이였다. 금융회사의 스톡옵션은 점잖은 편이다. 재계로 가면 '규모'와 '기술'이 결합된 화려한 성찬이 한두건이 아니었다. 물론 그 행위 자체가 법과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면 응당의 조치가 가해져야 할 것이다.

그 간격을 냉정히 지켜보다 문제가 드러나면 개입하는 게 당국의 몫이다. 그게 아니라 도덕적·정서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당사자는 여론에 시달리고 평판을 잃는 것으로 대가를 치르면 된다. 이 경우도 당국이 스스로 비난과 손가락질의 주체가 되는 건 아무래도 볼썽사납다.

정부 당국자의 '립서비스' 또는 '구두개입'일 뿐이라고 한다면, 누구를 위한 서비스, 무엇을 위한 개입이냐고 되묻고 싶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어떤 금융그룹보다 좋은 실적을 냈다. 수십번을 언론에 오르내렸지만 그것 때문에 금융시스템이 불안해졌다는 얘기도 못들었다. 다른 금융지주사와 비교해 주주들이 특별하게 손해를 본 것도 없다. 말 많았던 수뇌부 교체의 결과도 내부에서는 호의적인 평가가 주류다.

당국이 신한금융을 너무 예민하게 지켜보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고위 당국자의 몇마디 언급이 한 개인을 후안무치로 규정한 걸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금융회사에 심각한 모멸감을 안겨주는 결과가 됐다면 그 득실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적어도 그들은 신한금융을 지금까지 제대로 지켜내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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