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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 포지셔닝과 쓰나미

[마케팅톡톡]"포지셔닝, 이제는 같이 합시다"

황인선의 마케팅 톡톡 머니투데이 황인선 KT&G 미래팀장 |입력 : 2011.03.15 12:10|조회 : 5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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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 포지셔닝과 쓰나미
GE 광고영업부에 다니던 알리스와 잭 트라우트는 독립한 후 1972년 광고전문지 'Advertizing Age'에 '포지셔닝' 3부작 칼럼을 발표하고 1981년에 책 '포지셔닝'을 출간하면서 이들은 가장 영향력 있는 마케팅 그루들로 인정받게 됩니다. 포지셔닝은 지금은 비전문가들도 쓸 정도로 대중화된 개념인데 소비자가 구매하는 것은 '제품이 아니라 인식'이라는 전제 하에 소비자 인식의 좌표에 기업이나 브랜드의 목표 이미지를 위치시키는 활동을 말합니다. 볼보는 '안전', 혼다는 '소형엔진, 장인정신', 삼성은 '반도체가 강한 회사' 이런 식으로 소비자 인식 속에 포지셔닝되는 겁니다.

한국에는 90년대 중반에 본격적으로 도입됐는데 차별화가 가능한 기능제품 시장은 아직도 유효하지만 최근 들어 포지셔닝이 잘 안 통하는 시장이 많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황의 법칙'처럼 반도체 집적기술이 6개월마다 2배로 늘고 나이키의 경쟁은 닌텐도라는 선언이 나올 정도로 경쟁이 바뀌며 스마트폰·통신서비스·온라인시장은 변화가 빨라 브랜드 이름 알리기에도 급급한 실정이죠. 2010년엔 잭 트라우트가 3C, 즉 Competition, Change, Crisis에 따라 '리포지셔닝'을 하라고 했는데 소셜네트워킹, 지구 단위의 경쟁, 크리슈머 등의 등장으로 기업 뜻대로 잘 되지 않습니다. 2010년에 청바지 '갭'과 오렌지주스 '트로피카나'가 제품 디자인을 바꿨다가 불만을 품은 소비자들이 패러디 디자인을 퍼트리고 주가가 하락하자 황급히 원래대로 회귀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대중광고에 의한 소비자 인식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중도 그들의 미디어를 갖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소비자들이 포지셔닝을 바꾸기도 합니다. 90년대 중반부터 시작돼 날로 커가는 튜닝과 코디산업이 단적인 예인데 자동차, 휴대폰, 바이크, 기타 등 전산업에서 튜닝이 일어나고 의류 등에선 창조적 코디가 포지셔닝을 흔듭니다. 기업 입장에서 튜닝 정도까지는 봐줄 만한데 상황은 더 바뀌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자가 남자의 세계를 넘나드는 카운터 섹슈얼리즘처럼 이젠 '카운터 포지셔닝'을 염두에 둘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카운터 포지셔닝이란 기업이 소비자에게 포지션을 하는 것과 역으로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비틀거나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나 이미지를 브랜드에 덧붙이는 현상에 필자가 붙인 개념입니다. 천호식품의 '남자들한테 정말 좋은 데' TV광고는 포지셔닝 이론으로 보면 낙제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소비자들의 공감을 삽니다. 유치해서라고만 볼 일이 아닙니다. 소비자들이 '남자한테 어떻게 좋은데?' 하며 카운터 포지셔닝할 권력을 넘겼기 때문일 겁니다. 20∼30대는 몇 달을 기다리며 '아이폰'을 고집하고 '아이폰=앱스토어 문화, 공유의 경제, 가치혁신, 영웅' 이미지를 증폭시키는데 이들 모두 '아이폰'이 의도한 포지션은 아닙니다. 지구 소비자들이 SNS로 정보를 공유하며 가치를 재해석하고 카운터 포지셔닝한 결과죠.

덕분에 '갤럭시'는 '아저씨폰'으로 카운터 포지셔닝됐습니다. 터치감이나 편리성은 오히려 더 나은 데 말이죠. 2008년 금융위기를 정부와 다르게 카운터 포지셔닝한 미네르바, 단순히 저가를 넘어 양극화 시대의 소비 아이콘으로 카운터 포지셔닝해버린 '통큰 치킨', 이집트와 리비아의 아래로부터의 혁명 등도 그런 예들입니다. 뿐인가요? 소비자들은 공유와 개방의 가치를 통신서비스, 온라인몰 회사들에도 요구합니다. '통큰 치킨'의 여파로 다른 프랜차이즈들과 TV, 컴퓨터, 테이크아웃 커피 등 산업도 가격인하 요구에 휘말렸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잠깐, 포지셔닝은 이제 같이 합시다."

미디어 개방으로 카운터 포지셔닝은 시작됐습니다. 기업들도 이제 동반성장을 키워드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지금 9.0의 지진과 쓰나미로 일본 동북부 도시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 2개의 판이 부딪치는 지리적 위치 때문이지만 기상이변이 속출하는 지금 이를 다른 각도에서, 즉 지구를 인간들 마음대로 포지셔닝하려는 시도들에 대한 자연의 카운터 포지셔닝으로 본다면 자연의 힘을 느끼고 겸손과 동반의 가치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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