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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의 조화(動靜調和)

[머니위크]청계광장

청계광장 머니위크 정지천 동국대 분당한방병원 내과 교수 |입력 : 2011.05.0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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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의 건륭황제(1711~1799)는 만주족 출신답게 운동을 매우 좋아하였다. 어릴 적부터 말을 타고 활쏘기를 하였는데 몇 차례나 황실의 시합에서 우승할 정도였다. 심지어 80세의 고령이 되어서도 사냥을 나갔다. 또한 여행을 매우 좋아하여 명산대천이나 고찰 등에 많은 족적을 남겼고, 강남에 6회에 걸쳐 순행하였기에 건륭이 강남을 다닌 이야기는 백성들 사이에 모르는 집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반면 책을 읽고 시를 짓는 것도 좋아하여 일생에 작문이 1,300여 편이 되고 4만여 수의 시를 썼다고 한다. 게다가 글씨 쓰고 그림 그리기도 즐기며 정신수양도 하였다. 이와 같이 건륭황제가 운동과 유람을 많이 하는 한편으로 조용히 실내에서 시서화를 즐긴 것은 한의학적으로 상당히 의의가 있으니, 바로 동정의 조화다. 지나치게 많이 움직이거나 운동하는 것도 기(氣)와 혈(血)을 너무 소모시켜 좋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가만히 앉거나 누워 지내면 기가 소통되지 않고 맺히게 되며 어혈(瘀血)을 생기게 한다.

서양의학적으로도 활동이 너무 지나치면 에너지 대사가 너무 많고 그 과정에서 산소를 많이 소모하여 활성산소(oxygen free radical)가 많이 생성된다. 활성산소는 온갖 성인병을 유발하고 노화를 촉진하는 유해 물질이다. 반면 활동이나 운동이 너무 부족하면 신진대사가 느리고 땀과 대소변 배출도 지연되어 각종 노폐물이 쌓이게 된다. 건륭은 신체활동 면에서 움직임과 고요함이 조화를 이루었기에 중국의 역대 황제 가운데 가장 장수할 수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열하일기>의 저자인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 1737~1805)은 엄청 게으른 나날을 보내기도 했다. 몸이 비대한 편이고 더위를 많이 탔기에 여름철에는 연암골의 더위를 피하여 서울의 집에서 혼자 지냈는데, “경조(慶弔)의 인사치레도 전폐하는가 하면 며칠씩 세수도 안 하고, 열흘 동안이나 망건도 안 쓴다. 졸다가 책 보고, 책 보다가는 졸고 해도 아무도 깨우는 사람이 없다. 그래 진종일 자기만 하는 날도 있었다. 더러는 글도 쓰고 혹은 새로 배운 철금(鐵琴)을 뜯기도 한다.”고 스스로 기록하였다. 이 시기의 연암은 스스로 일탈하여 평소와는 다르게 느긋하게 살기를 작정했던 것 같다.

실제로 연암은 잠이 적어 매양 자정을 지나 닭 우는 소리를 듣고서야 비로소 취침하고 동이 트기 전에 일어났다. 일어나면 반드시 창문이랑 방문을 활짝 열었는데 눈 내리는 날이나 얼음이 언 추운 아침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40대에는 연암골에서 직접 농사를 지었다. 밭에 뽕나무를 심어 누에를 치고, 밤과 배 등 여러 과실수를 키우고, 벌을 쳐 꿀을 채취하는 등 부지런히 다각적인 영농법을 실천하였다. 또한 면천군수로 있을 때는 자식들에게 매일 몇 개씩 흙벽돌을 찍어내고 그것을 몸소 운반하여 햇볕에 말린 후 쌓아두도록 시켰다.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 노동의 습관을 가지게 하여 건강의 길로 이끌었던 것이다.

평소 바쁘게 생활하는 사람이라면 가끔 긴장을 풀고 게으름을 부릴 필요가 있다. 독일의 페트 악스트 교수는 격한 운동 대신 게으름을 피우거나 낮잠을 자는 사람이 더 오래 살 수 있다며, 직업적 긴장을 해소하는 방법과 장수의 비결로 목표 없이 부리는 게으름을 꼽았다. 적당히 운동하면서 자유로운 시간의 절반 정도는 그냥 낭비하면서 게으름을 즐기는 것이 ‘건강처방전’이라는 것이다. 뭐든지 조화가 이루어져야 오래 지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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