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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와 '전국노래자랑'

[마케팅톡톡]'빠름, 불안정, 경쟁'과 '느림, 안정, 공존'

황인선의 마케팅 톡톡 머니투데이 황인선 KT&G 미래팀장 |입력 : 2011.04.1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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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와 '전국노래자랑'
봄이 왔습니다. 대학로, 홍대 앞에도 젊은 쌍쌍들이 늘어납니다. 그 젊음의 거리에 많은 타로 점집을 보면 젊은 친구들이 미래가 그렇게 궁금한가? 아니면 혹시 불안한 건가? 다소 의아해지곤 하는데 불확실한 미래 때문이겠죠. 우리는 왜 미래에 관심을 가질까요?

리처드 도킨스가 쓴 <이기적 유전자>에 'ESS'(Evolutionarily Stable Strategy)란 개념이 나오는데 이는 유전자가 진화적으로 안정화하려는 전략을 말합니다. '우리 안의 유전자'가 아니라 '유전자 안의 우리'란 개념으로 세상에 충격을 줬던 리처드 도킨스의 말대로라면 유전자의 생명기계인 인간도 마찬가지로 안정화 전략을 추구하기 때문일 겁니다. 점을 치고 애교성형을 하고 제도를 만들고 미래를 전망하려는 것도 안정화 전략이겠죠. 그런데 안정화를 향해서 진화해 온 인간들이 요즘 부쩍 불안해하는 게 느껴질 겁니다. 지진 공포를 피해서 오키나와나 사이판으로 피신한 일본인만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은 역사 이래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과 안정성이 동시에 공존하는 시대입니다. 미국 발 금융위기, 지진과 방사능, 아랍권의 반독재 투쟁들 같은 이 불확실성들이 삽시간에 정보의 기류를 타고 세계를 흔들어버리는데 세계는 또 그 정보를 공유하고 대안을 공유하면서 안정화 노력을 합니다. 안정되어가나 싶으면 또 어디선가 꽝- 터지고. 그런데 그 두 가지 양상은 한 원인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뭘까요?

인간사슬처럼 세계가 그 어느 때보다 연결되어 있는 것 때문 아닐까요. 역설이죠. 연결되어 있음으로 오히려 불확실성이 늘어나다니! 프랑스 소통학의 권위자면서 커뮤니케이션 연구 잡지인 에르메스(Hermes)의 편집책임자인 도미니크 볼통은 이걸 '정보 혁명의 역설'이라고 합니다. 소통 수단이 발달할수록 갈등과 불화가 증폭한다는 거죠. 그는 '접근하기 쉬운 정보는 폭군이다'는 꽤 인사이트 있는 지적도 했는데, 사실과 억측이 어지럽게 섞여서 날아다니는 지금의 SNS 광풍에 대한 경고로도 들립니다. 더 들어볼까요. "소통은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들 사이의 공통된 시각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고 흔히 상반된 세계관 사이의 공존을 조직화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상식적인 말인데 지금의 소통구조를 보면 아하! 하고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불확실성과 안정에 대한 모순된 추구, 소통과 불통의 역설….

경영 현장에도 두 가지 흐름이 혼전중입니다. 성장(成長), 확장(擴張), 공장(工場)의 힘센 '3장 브라더'들이 여전히 강세고 이것은 불확실성이나 불통을 증폭시키는 흐름입니다. 한 쪽에서는 안정과 소통을 추구하는 공유, 공감, 공생의 3공 바람이 서서히 불고 있죠. 이 두 현상도 세계가 서로 너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 같은데 이 3장과 3공의 혼류 현상이 우리를 불안하게 합니다.

경영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요즘 방송 프로그램 중에 인기 있는 '나는 가수다', '위대한 탄생', '오페라*스타' 같은 프로그램들을 보니 꼭 과거 콜로세움 경기장에서 검투 경기를 즐기던 영화 속 로마인들이 연상됩니다. 경기장에 나온 사람들은 긴장에 눈물, 혼신의 모습을 보이는데 시청자들은 '와-'하다가 '애걔'합니다. 가수 죽는 거죠. 로마인과 다른 건 나름 엄청난 정보의 속도감으로 실시간 인기투표를 하는 거죠. 가수들의 또 다른 실력을 보는 것은 좋은데 그 강도가 세다보니 경쟁, 경쟁, 살아남기…. 그 뒤에선 또 매니저나 방송국 PD들끼리 경쟁, 경쟁, 살아남기. 이게 3장 방송인건지 3공 방송인건지. 좀 세상이 편해질 수 없을까요?

도미니크 볼통 얘기를 하나 더 인용하면 '느림은 인간의 시간이고 빠름은 기술의 시간'이라고도 했습니다. 정신없이 성장과 경쟁만 다그치는 사회, 무한대로 소통되는 정보 혼돈 속에서 '느림은 인간의 시간'이란 진언을 곰곰이 생각해 볼 시간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봄이라 어디라도 가야 할 것 같은 강박증에 빠진다면 그건 빠름의 시간에 서 있는 겁니다. 옛날 대학시절 호기로웠던 시절을 반추도 해보고 집에서 간만에 아내와 결혼 전에 같이 했던 사진첩을 꺼내서 아내와 같이 보거나 가끔은 먼 산에 산 할아버지 모자 같은 구름을 무념무상으로 보는 게 차라리 우리를 3장의 전쟁에서 구제해 줄 겁니다. 서로 깔깔거리며 즐기는 전국 노래자랑은 수십 년을 갑니다. 그건 공생, 공감, 공유의 느림의 시간 프로그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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