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308.46 826.91 1121.10
▼0.52 ▼4.94 ▼2.1
09/19 16:00 코스피 기준
메디슈머시대 (7/6~미정)
블록체인 가상화폐

한국 감사들, 중국고섬에게 배워라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머니투데이 김준형 증권부장 |입력 : 2011.05.11 10:39|조회 : 5765
폰트크기
기사공유
한국거래소에 주식예탁증서(DR)형태로 상장된 중국 기업 중국고섬 (1,150원 상승50 -4.2%)은 3월22일 이후 한달 반이 넘게 거래가 정지돼 있다. 불투명한 회계처리가 문제가 돼 싱가포르 거래소에 상장된 원주가 매매정지됐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이 다 그렇지...'짝퉁 천국'에 회계장부도 가짜인게 당연하지 뭐" 이런 비아냥이 투자자들 사이에 공공연하게 돌아다니고 있다.

그런데 이 회사 주식이 싱가포르에서 매매정지된 과정에는 한국 투자자들이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 있다.
원인이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주가가 폭락하자 회사측이 거래소에 먼저 매매정지를 요청했고, 거래소가 이를 받아들여 거래를 정지시킨 것이다.
주가가 폭락하면 우선 "주가가 급락할 이유가 없다"는 해명성 공시를 내는게 익숙한 우리의 눈에는 의아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알고 보면 '매매정지'를 요청한 주체는 '회사'가 아니라 이 회사의 '감사위원회'였다.
중국고섬의 IPO를 담당했던 대우증권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이 회사 감사위원회는 주가폭락이 회계상의 문제와 관계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누군가는 이 정보를 알고 주식을 내다 팔고 있고, 정확한 정보가 없는 일반 투자자들은 영문도 모르고 손실을 볼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상장기업으로선 치명적인 '매매중단'을 스스로 요청한 것이다.

일단 '매매중단(halt)'시킨 고섬의 감사위원회는 회계법인 언스트&영에게 스스로 특별감사를 요청했다. 1차 서류를 검토한 언스트&영이 '자회사의 은행 잔고내역을 확인하기 힘든 상태'라는 의견을 전달하자 감사위원회는 한 걸음 나아가 거래소에 일시매매중단이 아니라 공식적인 '매매 정지 (suspension)'를 요청했다.
언스트&영이 특별 감사를 벌였음에도 명쾌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자 결국 얼마전 최고 경영자를 비롯한 중국고섬 경영진은 일제히 사표를 냈다.

감사가 거래소에 매매정지를 자발적으로 요청한 뒤, 외부 회계법인에 특별감사를 의뢰해 결국 최고 경영자까지 물러나게 만든 것이다.

한달이 넘게 자회사의 은행잔고 내역 하나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회사가 상장사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심이 갈 수 밖에 없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적어도 감사의 역할이 작동하는 과정만큼은 중국고섬을 우습게 볼 일이 아닌 것이다.

저축은행의 감사가 불법 대출과정을 묵인하고 사실상 공모까지 했다는 혐의로 구속까지 되는게 우리 옆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상장 금융회사의 감사로 간 한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는 "처음 취임해선 의욕도 없지 않았지만, 일을 열심히 하면 할 수록 회사 경영진은 물론 직원들까지 불편해 하더라"고 말했다.

주식회사제도를 근간으로 하는 주주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영진에 대한 '감시'문제는 풀리지 않는 숙제중의 하나이다. 이사회는 주주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고, 특히 감사는 '고발자'역할을 해야 하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 기업이나 소형 금융기관의 경우 절대지분을 가진 오너가 경영진까지 겸하고 있어 누구를 위한 '감시'인지 역할이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기업의 사외이사나 감사는, 경영진 혹은 좁은 의미의 '주주(stock holder)'에게 봉사하라는 자리가 아니다. 이들이 기업가치 증대에 기여하는 직원 고객 및 사회, 즉 '이해당사자(share holder)'에게 봉사해야 한다는 원칙을 사회적으로 확립한다면 문제가 복잡할 것도 없다.

감사나 사외이사에 대한 사회적 감시 강도를 높이고, 이들이 "역할을 잘못했다간 일생을 망칠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도록 엄정한 책임을 묻는 시스템을 갖출 시점이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