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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비아냥과 미국의 수모

[홍찬선칼럼]14조2900억달러 vs 3조447억달러

홍찬선칼럼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입력 : 2011.05.2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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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비아냥과 미국의 수모
인흘묘량(寅吃卯粮)이라는 말이 있다. 토끼해에 먹을 양식을 호랑이해에 먹어 치운다는 뜻이다. 당장 먹을 게 없을 정도로 살림살이가 힘들다는 것과 빚을 내서 능력보다 더 많은 것을 소비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

요즘 중국인들은 미국을 바라보며 인흘묘량(중국어로는 인츠마오량이라고 발음한다)을 떠올리는 듯 하다. 해마다 1000억달러가 넘는 무역역조(중국의 미국에 대한 수출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것보다 많다)를 줄이기 위해 위안화를 절상시키라는 미국의 압력에 대해, 미국의 무역적자는 환율 때문이 아니라 미국 사람들의 과소비 때문이라고 맞받아친다. 잘살던 옛날처럼 흥청망청 살지 말고, 어렵게 된 현실을 직시하고 씀씀이를 줄이라는 비아냥이다.

소비가 많다보니 미국의 부채는 해마다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2009년 한해에만 빚이 1조4100억달러 늘었고, 올해는 1조6500억달러나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사람 한명당 부채가 4만5300달러(약4900만원)나 된다.

미국의 부채총액은 이미 법정채무한도인 14조2900억달러를 넘었다. 이는 미국 GDP(국내총생산)의 96%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다. 카르멘 라인하트와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팀은 “국가 부채가 GDP의 90%를 넘으면 위기에 빠진다”는 경험법칙을 제시했다. 미국은 이보다 6%포인트나 높다.

가이트너 재무부 장관이 채무한도를 2조달러 늘려달라고 의회에 요청했지만 아직 통과되지 않고 있다. 미국이 채무불이행 위험에 놓여 있는 것이다. S&P가 미국 국채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는 수모를 받고, 중국이 인흘묘량이라고 비아냥 거려도 할말이 없는 실정이다.

미국이 정말 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은 없을 것이다. 빚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슈퍼파워다. 1911년에 도입된 정부의 채무한도가 1962년 이후 벌써 74차례나 한도를 늘렸고, 2001년 이후에도 10차례나 확대한 것처럼 이번에도 결국은 채무한도를 늘릴 것이다. 다만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줄다리기를 계속하며 도끼자루가 계속 썩을 것으로 우려된다.

부채한도를 계속 늘리는 것에 대해 중국인들은 ‘동쪽 담벼락을 헐어 서쪽 담을 고친다’라고 비꼰다. 우리 식으로는 ‘웃 돌을 빼서 아래를 괸다(上石下臺)’는 말이다.

미국이 눈앞에 놓인 엄청난 빚에 대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사이 중국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3조447억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고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2위인 일본(1조1160억달러)보다 2.7배나 많고, 2위부터 7위(한국)의 외환보유고를 모두 합한 규모(2조9303억달러)보다도 1144억달러나 많다.

14조2900억달러의 빚과 3조447억달러의 현찰. 세계 최대경제대국인 미국과 세계 2위인 중국의 현재와 미래가 어떻게 될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숫자다. 미국 16대 대통령이었던 에이브러햄 링컨은 “만약 미국이 몰락한다면 그것은 외부의 적 때문이 아니라 내부의 적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링컨이 지적했던 ‘내부의 적’은 노예해방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반대하는 사상이나 세력을 가리킨 것이다. 링컨은 빚이라는 내부의 적 때문에 위대한 미국이 무너질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G2 사이에 낀 한국은 14조2900억달러와 3조447억달러 중 어느 쪽이 절실할까. 대통령과 정치인, 학자와 기업인 등 지도자들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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