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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매지갈(聞梅止渴)

[머니위크]청계광장

청계광장 머니위크 정지천 동국대 분당한방병원 내과 교수 |입력 : 2011.06.20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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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三國志)>의 한 장면이다. 수십만의 군대를 이끌고 오나라를 치러왔던 조조는 적벽대전에서 대패하여 달아나게 된다. 거의 죽고 부상당해서 겨우 수십 명 정도의 장수와 병사가 조조를 따르고 있었는데, 그마저도 제갈공명이 미리 배치해 두었던 조자룡, 장비에게 크게 혼이 나고 관우의 관용으로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렇지만 먹지 못해서 굶어죽을 지경이었고, 더욱이 물도 마시지 못해 목이 말라 죽기 일보 직전이었다.

이러한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조조가 꾀를 내었다. 장졸들에게 말하기를 “저기 보이는 저 산에 ‘매실(梅實)나무’가 있다. 너희들이 저 산까지만 목마름을 참고 가면 매실을 실컷 먹을 수 있느니라” 장졸들은 조조의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에 매실의 시큼한 맛이 떠올랐고, 곧바로 바싹 말라붙었던 입에 군침이 돌기 시작했다. 그래서 장졸들은 목마름을 견디고 무사히 살아 돌아갈 수 있었다.

‘망매해갈(望梅解渴)’도 있다. 백만이 넘는 군대로 고구려를 공격하였다가 을지문덕장군에게 살수대첩을 당했던 ‘수양제(隋煬帝)’는 주색(酒色)에 탐닉하고 향락을 즐긴 방탕아(放蕩兒)로 악명이 높았다. 그 바람에 몸이 극도로 허약해지게 되자 어떤 방술인(方術人)이 ‘방사대단(方士大丹)’을 만들어주었다. 일종의 장양약(壯陽藥 : 양기를 보강하여 성기능을 강하게 하는 최음제)인 방사대단을 양제는 늘 복용하였다. 그래서 심장에 건조한 열이 견줄 데 없이 많아져서 갈증(渴症)이 생겼는데 엄청나게 많은 물을 마셔도 해소되지 않았다. 여러 어의들이 치료하였으나 전혀 효과가 없자 양제는 단번에 그들의 목을 잘라버렸다. 그러자 다른 어의들은 누구도 감히 나서지 못하였다.

이 때 ‘막군석(莫君錫)’이라는 어의가 자발적으로 나섰는데, 의술이 탁월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림 그리기에도 매우 조예가 깊었다. 그는 양제를 진찰한 뒤 “황상의 질병은 신장의 물(水 : 음기, 陰氣)이 부족하여 불(火 : 양기, 陽氣)이 상승한 상태입니다”라고 말했다. 약 대신 두 폭의 그림을 주면서 약 먹을 시간에 조용한 방안에서 감상하라고 시켰다. 그 중 하나가 ‘매숙계절만원춘(梅熟季節滿園春 : 매실이 익는 계절에 봄빛이 정원에 가득하다는 의미)’인데, 양제가 쳐다보았더니 얼마 가지 않아 입에 침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갈증이 사라져버렸다.

듣거나 보기만 해도 극심한 갈증을 멎게 하는 매실의 약효는 그 뿐이 아니다. 신맛은 몸에서 빠져 나가는 것을 거두어들이는 성질이 있으므로 땀, 오줌, 피, 정액 등의 유출을 막아 준다. 그래서 땀이 많이 나는 것을 그치게 하고, 지혈 효과도 크다. 폐의 기가 허약하여 오래된 기침에 효과적이고, 더위를 먹고 입맛이 없거나 몸이 나른하고 기운이 없을 때 피로회복제이자 보약이 된다. 설사나 이질이 오래되어 그치지 않는 경우에도 좋다. <드라마 허준>에서 황해도 지방에 번진 역병(疫病 : 전염병)을 물리쳤듯이 항균작용이 크고, 식중독의 예방에도 그만이다. 물고기의 독을 풀어 주므로 생선매운탕이나 생선회를 먹을 때는 매실주가 궁합이 맞다.

그러나 매실을 주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위산이 부족해서 소화가 잘되지 않는 경우에는 좋지만, 위산이 많아 속이 쓰린 경우에는 피해야 한다. 또한 병의 기운이 심할 때는 피해야 하며, 감기 초기에 땀을 내야 할 경우에도 먹지 말아야 한다. 체질적으로 몸이 퉁퉁하면서 땀이 적은 분에겐 맞지 않다. 아무리 좋은 약도 몸에 맞게 먹어야 득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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