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공직 기강 해이 이례적 질타, 왜?

이명박 대통령은 17, 18일 양일간 과천공무원연수원에서 진행되는 장차관 워크숍 첫날 모두 발언에서 공직 기강 해이를 비판하는데 긴 시간을 할애했다. 정작 첫날 토론 주제인 민생 정책에 대한 발언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만큼 공직 기강 해이를 심각한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온통 나라 전체가 비리투성이 같다" "검찰, 경찰이 싸우는 것을 보니 한심하다" "당장 보따리 싸는 사람처럼 일하지 마라" 등 강도 높은 발언들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강도높게 공직 기강 해이를 질타한 것은 집권 후반기를 맞아 느슨해진 공직 사회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일자리, 민생 정책 등 챙겨야 될 것이 많지만 정작 정책을 추진해야 할 공직자들의 기강이 해이해질 경우 아무것도 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집권 후반기 선거 분위기에 휩싸여 국정 운영이 사실상 마비되는 일들이 매 정권마다 되풀이 되는 실정이다.

과거 관행처럼 여겨지던 부정과 비리의 사슬을 끓겠다는 의지도 결연해 보인다. 현 정권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새로운 사회를 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하고 가야할 문제라는 게 이 대통령의 인식이다. 이 대통령은 "이는 사정과는 관계가 없다"며 "사회를 새로운 기준으로 올려놓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확고한 공직윤리 확립 의지가 확인되면서 강력한 후속조치들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국무총리실은 감사·감찰 강화와 행정 제도 개선, 반부패 의식 제고 등을 골자로 한 '공직기강 확립방안'을 18일 장차관 워크숍에서 발표한다. 발표안에 따르면 온정주의에 대한 처벌 실적을 기관 평가에 반영하고 기관장에게도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제 식구 감싸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난에 따른 것이다. 또 정부부처별로 향응 접대와 횡령·수수 등 비리 취약 분야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감찰을 벌일 예정이다. 행정 제도 개선과 관련해서는 행정 처리 과정에서의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행정 처리와 기준을 투명하게 개선하기로 했다. 반부패 의식 제고를 위해서는 반부패 문화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를 높이고 청렴도 평가 제도도 꾸준히 개선키로 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워크숍에서 서민들의 체감 경기 개선 방안으로 여름 휴가철 관광 수요 집중으로 인한 비수기 관광지의 불황 타개를 위해 초 중 고교 학생들의 방학을 분산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또 내수 진작과 예산 절감을 위해 공무원과 공기업의 연가보상비를 일시적으로 폐지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현재 5300개 수준인 골목수퍼(나들가게)를 내년까지 1만개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한다.

다른 내수활성화 방안으로는 간병 보육 등 사회서비스 산업 활성화, 전통시장 제품 구입시 소득공제율 확대 등이 검토된다. 문화접대비 손금산입 특례 일몰시한도 올해 말에서 2014년말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동우 청와대 정책기획관은 "논의 결과는 조속한 시일 내에 정책과제로 구체화해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에 포함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