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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벨]금호, 전례 없는 '주인' 가리기 다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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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벨]금호, 전례 없는 '주인' 가리기 다툼 왜?

머니투데이 더벨
  • 문병선 기자
  • 2011.06.2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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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 '오너' 논쟁①] 공정위 '박삼구회장=동일인' 판정에 금호석화 행정소송..판결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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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벨|이 기사는 06월24일(11:19)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인이 누구인지 가려보자는 소송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금호그룹의 방계인 금호석유화학은 지주회사격인 '금호산업'의 주인이 '채권단'이라고 주장하며 계열분리를 요청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앞서 '박삼구 회장'이 금호아시아나 (4,190원 상승10 -0.2%)그룹의 실질적 지배자(동일인)라고 못박은 바 있다. 공정위는 박삼구 회장이 실질지배자(동일인)이고, 박 회장의 지배적 영향력이 여러 계열사(금호산업, 금호타이어)에 미치고 있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라는 판정을 내렸다.

또 이런 지배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박 회장이 금호석유화학 지분(5.30%)을 갖고 있어 금호석유화학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이라는 기업집단에 묶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그러나 금호석유화학측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앞서 못 박은 '실질지배자(동일인)=박삼구'라는 가정 자체가 틀렸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 논리 전개의 기본 가정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재벌 그룹의 오너를 법원이 가리게 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법원이 판결을 내리더라도 그 판결이 그룹 경영의 현실에 반영될 지 여부는 미지수이지만 파장은 적지 않아 보인다.



먼저 법원이 원고(금호석유화학)측의 손을 들어줄 경우다. 박삼구 회장(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오너’가 아니라 사실상 '섭정(攝政)'으로 진단받는 것이 된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하나의 동일인으로 묶이는 기업집단 울타리(금호아시아나그룹)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고, 법적·제도적 규제 대상에도 변화가 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상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실질 지배력에 따라 쪼개지는 수순을 밟는 게 정상이다. 금호석유화학측도 계열분리를 손쉽게 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법원이 원고 측의 주장을 기각할 경우에도 의미가 있다. 이 경우는 법원이 박삼구 회장을 실질적 지배력을 갖고 있는, 사실상의 '주인'으로 인정해주는 결과를 낳는다.

추후 박삼구 회장의 금호산업 또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재매입 가능성이 '대세'로 자리 잡게 된다. 이 과정에서 채권단이 갖고 있는 절대 지분(88.88%) 주권의 가치(경영권 및 재산권) 중에서 경영권을 인정받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는데 이는 논외다.

또 금호석유화학측은 '박삼구 회장이 지배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라는 울타리에 묶이고, '오너 박삼구 회장'이라는 상징성에 여러 정서적·문화적 제약을 받는다. 은행권 여신 한도의 제약이 지속되고 자금조달과 투자에서 한계를 보일 수 있다. 채권단 공동관리가 끝난 이후에 경영권 위협도 느낄 수 있다.

그룹의 오너를 가리는 문제는 사실 그리 어렵지 않다. 지분 관계는 간혹 숨겨져 있더라도 '실효'를 중시하므로 비교적 명확하게 그려지곤 한다.

그런데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상식선에서 논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격인 금호산업은 채권단이 절대 지분(88.88%)을 갖고 있다. 공정위가 지배자라고 판정한 박삼구 회장의 지분율은 0.02%에 불과하다.

지분 관계로는 명확히 박삼구 회장이 지배자가 아닌데도, 공정위가 '실질 지배자(동일인)=박삼구'라는 가정을 세운 데는 국내에 '동일인'에 대한 구체적 규정이 없다는 곤혹스러움이 있다.

일례로 매각이 진행 중인 하이닉스반도체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는 '동일인'으로 '하이닉스반도체'를 지정했다. 최대지분을 가진 국민연금공단(9.11%)도 아니고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채권단도 아니다.

채권단 중에서 지분율이 가장 많은 한국외환은행(3.4%)도 아니다. 더욱이 전문경영인인 권오철 대표이사 사장도, 전인백 이사회 의장도 아니다. 이들은 인사와 경영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나 동일인으로는 지정되지 않았다.

공기업도 마찬가지다. 한국전력의 경우 동일인은 '한국전력'이지 '대표이사'도 아니고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통령'도 아니다.

금호석유화학측은 "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우에만 사실상 '전문경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박삼구 회장이 동일인이 되어야 하느냐"며 의문을 제기한다.

박삼구 회장이 추후 채권단으로부터 지분을 먼저 매입할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미래의 문제라는 주장이다. 우선매수청구권이란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행사할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 소유의 관계다. 법적 근거가 명확해야 할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이 불확실한 미래에 기반해 결정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서도 곤혹스러운 소송이다. 소송의 결과에 따라 그룹이 정상화되기도 전에 쪼개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험로(險路)'는 아직 끝나지 않은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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