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삼성SDI 따라 웃는 2차전지 부품업체

2차전지 부품업체들의 소리없는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휴대폰, 태블릿PC, 노트북 등 세계적으로 2차전지 수요가 늘어나 외형이 꾸준히 커지고 있다. 국내 전기차시장도 예상보다 빨리 성장할 전망이어서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전해질, 음·양극활 물질, 분리막 등 2차전지와 관련 부품·소재기업들의 매출은 전분기 대비 30~50%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해액 소재를 생산하는 리켐은 올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와 직전분기 대비 각각 32%, 30% 증가했다. 2차전지용 양극활물질을 만드는 엘앤에프는 전분기보다 56% 증가한 41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해액을 생산하는 테크노세미켐 (50,700원 ▲4,300 +9.27%)은 삼성SDI의 설비증설 효과로 2분기 관련 매출이 1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전분기와 비교할 때 32% 증가한 수치다. 이밖에 2차전지 보호회로, 배터리팩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도 큰폭의 외형증가율을 기록했다는 전언이다.

부품업체들의 실적호조는 각종 전자전기(IT)용 2차전지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업계는 올해 태블릿PC를 포함한 모바일PC 전지수요가 전년 대비 43% 증가한 15GWh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 전지용량의 확대로 리튬이온 전지수요는 10.3GWh로 1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1위' 신경전이 한창인 LG화학 (381,500원 ▲9,500 +2.55%)과 삼성SDI (422,000원 ▲15,000 +3.69%)의 실적을 보면 시장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커가는지 알 수 있다. IT용 리튬이온전지 글로벌 1위 삼성SDI는 올 2분기 2차전지부문에서 71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분기 대비 26% 증가한 수치다.

LG화학은 2분기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내놨으나 2차전지 등 정보전자소재사업에서는 전분기보다 23.3% 늘어난 139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시장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지 가늠할 수 있는 장면이다.

리켐 (1,781원 0.00%) 관계자는 "매출처 가운데 LG화학, 그리고 삼성SDI의 벤더인 파낙스 관련매출이 각각 30%, 70%가량"이라며 "이들의 설비투자 등 영향으로 매출이 꾸준히 늘고 영업이익률도 개선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급증하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설비증설에 나섰다. 신규 사업아이템으로 2차전지 부품시장에 새로 진출하는 곳도 적잖다. 엘앤에프 (160,000원 ▲8,900 +5.89%)는 올 4월과 지난달 등 올 들어 2차례 설비증설에 나섰고 이를 통해 총생산량이 전년 대비 60% 이상 확대됐다.

반도체·LCD용 전자재료 생산업체 이엔에프테크놀로지 (27,550원 ▲1,400 +5.35%)는 올 6월 160억원을 들여 2차전지 양극활물질용 전구체 설비투자에 나섰다.

LG화학 관계자는 "IT기기와 가전제품 등 소형 배터리뿐 아니라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개발과 국산화율 개선을 위해 배터리 설계부터 부품업체들과 공동작업에 나선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