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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2.0]재정건전성 논리에 대한 의문

경제2.0 머니투데이 김용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 |입력 : 2011.08.2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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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2.0]재정건전성 논리에 대한 의문
회복되는 듯 했던 세계경제가 침체 조짐을 뚜렷이 드러내면서 주요국의 재정긴축 정책에 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됐다. 1930년대 공황 이래 계속된 케인즈와 하이에크 간 논쟁이 재연되는 느낌이다.

재정긴축을 주장하며 미국 정부 부채상한선 인상을 끝까지 반대했던 미국의 티파티 소속 의원이나 정부부채 감축을 강력히 추진하는 영국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의 논리는 하이에크를 비롯한 시장근본주의 주장과 동일하다.

하이에크 이론에 따르면 정부 지출을 줄이는 것은 줄이는 규모만큼의 돈이 민간부문으로 이전되는 것과 같다. 민간 부문은 이 돈으로 투자와 고용을 할 것이며, 정부 부문이 축소돼 일자리를 잃은 개인은 새롭게 창출된 민간부문의 일자리에 흡수될 것이다. 민간 부문은 정부보다 효율적이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긴축 프로그램은 경제에 확신을 줄 것이고 결국 총수요가 증가하며 높은 경제성장을 가능케 할 것이라는 논리이다. 결국 정부의 재정긴축은 경기회복을 위한 지름길이라는 시각이다.

케인즈 이론을 따르는 학자들의 시각은 정반대이다. 정부지출을 줄이는 것은 그만큼 총수요가 줄어드는 것이다. 정부지출이 줄어들면 민간 지출이 늘어나기 어렵다. 왜냐하면 우선 그만큼 고용이 감소하고 국민소득이 줄기 때문이다. 정부가 저축하는 만큼 국민소득이 감소하면 결국 저축한 세금은 사라지게 된다. 재정긴축은 장기 경기침체로 가는 지름길이지 경기회복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배적이던 케인즈식 주장이 퇴조하고 하이에크가 내세운 견해가 득세한 이유는 주요국 내 정치적 지배구조가 바뀌고, 정부부채와 재정적자가 늘자 금융시장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덕스러운 시장은 최근 정부재정보다 저성장을 우려한다. 유럽 재정위기 초반에 시장은 정부의 '방탕한 재정'을 문제 삼았다. 투자자들은 그리스에 재정긴축 프로그램을 요구했다. 지난해 5월 재정긴축정책이 실현됐지만 시장의 불안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리스 경제가 위축되면서 재정긴축을 시행했지만 정부 부채는 외려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금은 재정위기 공포가 그리스뿐 아니라 이탈리아, 심지어 프랑스로까지 번졌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중요하다.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재정긴축은 도움이 안 된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연구에서 나왔듯이 재정긴축은 민간수요와 GDP성장을 축소시키는 효과를 부른다.

미국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는 재정건전성 잣대 자체에 근본적인 의문을 품었다. 그는 국가부채가 국민총생산(GDP) 대비 90%가 넘으면 위험하다는 통념은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1년 동안 벌어들인 GDP와 경제운용과정에서 오랫동안 축적된 정부부채 총규모를 비교한 'GDP 대비 정부 부채'라는 잣대가 과연 의미가 있는지 묻는다. 그는 경제성장으로 부채상환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성장률이 낮아서 부채가 늘어나는 것이며 부채가 늘어나서 경제가 위험한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부채상한선은 아무런 근거 없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잣대라는 시각이다.

이러한 상반된 시각과 관련해 신임 IMF 총재 크리스틴 라가드는 최근 일종의 타협책을 내놓았다. 그는 "재정건전성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문제는 시점"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재정건전성이 중요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성장과 일자리를 위한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재정건전성을 추구하는 활동과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원은 대립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이어야 한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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