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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믿고 질주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노엘라의 초콜릿박스]내면의 눈을 뜬 아일랜드 국가대표 '스프린터 제이슨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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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믿고 질주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일반인의 10%에 불과한 시력이라 달릴 때 어려움을 느낄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나머지 90%에서 더 큰 어려움이 있다." 27일 개막하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아일랜드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1급 시각장애인 스프린터 제이슨 스미스가 한 말이다. 스미스의 시력은 8살 때 앓은 '스타가르트 병'으로 인해 10cm 앞의 사물도 겨우 구별할 수 있는 정도다.

시각장애인으로 산다는 것은 과연 어떤 것일까? 지난 겨울 체험했던 '어둠 속의 대화 Dialogue in the dark'가 생각난다. 약 8명이 같이 입장을 하는데 지팡이를 들고 줄을 지어 전시장으로 들어가면 컴컴한 어둠 속에서 '로드마스터'가 안내를 시작한다. 한 치의 빛도 없는 완전한 어둠 속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두려움이 앞섰다. 그 무엇도 볼 수 없다는 불안함과 공포가 나를 가득 채웠다. 하지만 이내 벽을 짚어 중심을 잡고 길을 걷고 산책을 하면서 내 온몸의 감각이 서서히 깨어나고 있음을 깨닫는다. 또 평소에는 잘 인식할 수 없었던 소리의 방향을 정확하게 따라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면에 집중하게 되고 내 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내면 깊은 곳의 모습을 본다. 점점 시각을 제외한 나머지 감각에 의지하며 처음의 공포는 시각장애인의 대한 편견과 함께 사라졌다.

전시장을 떠나기 전 로드마스터는 우리에게 시각장애인을 불쌍하게 여기지 말아달라며 보통사람과 똑같이 대해주기를 당부했다. 그들은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장애인이 자신의 장애를 장애로 인식하고 사는 순간 그 행복은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영화 '글러브'에서 야구코치가 청각장애를 가진 야구단이 실제로 극복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의 장애가 아니라 남들의 시선'이라는 것을 지적하는 부분이 떠오른다. 상대편 선수에게 이들이 진정 불쌍하다 생각이 들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져주지 말고 보통사람들과 똑같이 대해달라고 했던 장면도. 이번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대회 최초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한다. 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허문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함께 '어둠 속의 대화'를 체험했던 지인이 이렇게 말했다. "앞이 보일 때는 눈앞에 있는 벽이 걸림돌이라 생각했었는데 보이지 않는 곳에선 오히려 그 벽이 내게 큰 의지가 되더라." 우리는 시각장애가 큰 걸림돌이라고 믿지만 스미스는 오히려 그 장애를 장점으로 활용한다. 그는 그의 청각을 이용해 스타트 시간을 비약적으로 단축시켰다고 한다. 스미스는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마음속에 목표를 정한 다음 노력을 기울인다면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자신의 길이 막히지 않고 열려있음을, 자신이 기억한 길이 틀리지 않음을. 자신을 믿고 질주하는 그의 모습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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