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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가을’…달을 보라

[머니위크]청계광장

청계광장 머니위크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 |입력 : 2011.10.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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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건 청춘의 반란은 곤혹스럽다. 사소한 불만 표현에서 체제 전환까지, 어떤 일을 초래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길래 미 국방차관 출신의 미래학자 조지프 나이는 ‘테스토스테론(청춘기에 가장 많이 분출하는 남성 호르몬) 관리’가 어느 체제, 어느 나라에서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하지 않았는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선진 서구사회에서 벌어진 젊은 세대의 대규모 시위나 폭동은 더욱 더 당혹스럽다. 당장 두달 전에 벌어졌던 영국 런던의 소요사태나 2005년 프랑스 전역에서 벌어진 폭동이 그랬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92년 미국 LA폭동 역시 마찬가지다. 그 나라 바깥에 뿐만 아니라 안에서도 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이럴 때 나타나는 일반적인 경향성도 있다. 시위나 폭동을 주도한 젊은이들을 찾아내 그들을 희생양 삼는 것이다. 그리고는 곧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잊어버리자고, 안정적 사회의 기득권 세력은 대중들을 오도한다. 미 LA폭동 당시는 흑인청년, 프랑스폭동은 무슬림 이민자들이 주범으로 거론됐다. 올해 영국의 소요는 엉뚱하게도 ‘싱글맘’(single mom)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갔다. 그들은 이혼 후 혹은 미혼모로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교육에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다. 온갖 사회 복지 혜택을 다 누리는 그들이 자녀들에게 사회적 의무를 가르치는 일에 소홀했다는 주장이었다.

그야말로 달을 보라는 데 손가락만 보는 격이 아닐 수 없다.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이건 대규모 시위와 소요의 주인공은 언제나 힘없고 가난한 젊은 세대다. 그들은 한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와 갈등을 집약적으로 표출한다. 만일 그 사회가 그 요인들에 대해 눈 감고 시위의 주역들을 비난만 한다면 어떨까? 문제와 갈등 요인이 잠시 수면 밑으로 잠복했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다시 또 고개를 내밀게 돼 있다. 그 때는 젊은이들의 분노도 한결 더 깊어진다.

월가에서 시작된 미국 젊은이들의 시위가 주요 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규모 시위 자체도 흔하지 않은 일이지만 시위 지역이 금융가라는 사실도 이례적이다. 이 경우 역시 시위 주도세력만이 아니라 시위의 의미를 살펴봐야 한다.

그렇다면 그들이 가리키는 달은 무엇일까? 두말할 것도 없이 금융의 타락이다. 그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해놓고도 반성과 개선이 없는 금융산업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반성과 개선은커녕 금융위기 이전 상태로 돌아가 버린 금융가에 대해 실력 행사를 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들은 엄청난 규모의 구제금융으로 납세자에게 부담을 지운 후에도 천문학적인 성과급과 퇴직금을 고수하는 관행에 제동을 걸고자 한다. 결국 1%의 탐욕을 위해 99%가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현재의 금융시스템에 대한 의구심을 공개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월가에 칼날을 겨누었던 오바마 행정부에게도 이 일이 호재만은 아니다. 그들은 당초의 공언과 달리 월가에 책임을 제대로 묻지 못했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책을 강구하지도 못했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구제금융액은 1980년대 주택대부조합(S&L) 당시에 비해 100배 이상이나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L 사태 후 1200여명이 기소된 것과 달리 이번에는 기소된 사람이 거의 없다. 어설픈 규제와 규제기구를 신설한 채 막을 내리고 말았다. 그것이 대중의 공분을 산 것이다. 급기야 미국 바깥의 언론들은 이 사태를 두고 ‘미국의 가을’이라고 부르고 있다. 미국 언론들이 아랍의 민주화시위를 ‘아랍의 봄’이라고 부른 것에 대한 명백한 조롱이다.

이 시위는 곧 막을 내리고, 시위 주도세력에 대한 언론과 전문가들의 분석이 줄을 이을 것이다. 그 와중에 이상 징후를 분명히 드러내는 금융시스템-금융회사의 과도한 탐욕과 도덕적 해이, 이를 정책적으로 조장해온 자유방임적 시장경제주의의 문제는 곧 잊혀 질지도 모른다. 금융의 타락을 되돌릴 수 없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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