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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스]99%의 반란

폰테스 머니투데이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상무 |입력 : 2011.10.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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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스]99%의 반란
1% 상류사회에 대한 동경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한다. 하지만 99%의 국민에게 이런 동경은 대부분 꿈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99%에서 1%로 갈 수 있는 기회를 계층간 이동성(social mobility)이라고 한다. 건강한 사회에서는 99%에서 1%로 진입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반대로 건강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런 길이 완전히 막혀있다. 조선시대의 반상제도는 사회가 완전히 구조화되어 계층간 이동성(social mobility)이 없었던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구조화된 사회에서는 민란이나 폭동이 자주 일어난다. 심한 경우에는 혁명이 되기도 한다. 봉건주의를 몰아내고 민주주의라는 새로운 정치체제를 만들어낸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이 단적인 예다.

완전평등·분배사회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이상을 가지고 만들었던 정치체제인 공산주의도 완전평등·분배를 실현해내지는 못했다. 어떤 사회든지 1%와 99%는 나눠져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개의 경우 민란이나 폭동은 발생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현재 삶에 그럭저럭 만족하기(또는 불만이 있더라도 참을 수 있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그런 불만들을 표출할 적절한 수단이 선거와 같은 형태로 제공되기도 하고 또 적절하지 못한 방법으로 표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경찰체제도 구축되어 있다.

가끔씩 이런 불만이 겉으로 표출되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미국에서 허리케인이 들이닥치자 식료품가게가 약탈되는 것을 뉴스를 통해 익히 보았다. 식료품의 부족은 약탈의 동기를 제공하고 또 그 동기를 억지하는 사회시스템인 경찰력의 일시적 공백이라는 조건이 맞아떨어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자연재해와 같은 현상에 의한 약탈은 일시적인 일이다. 원인만 소멸되면 곧바로 사라지게 마련이고 그리 심각하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에 목격하는 일련의 움직임은 많은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영국에서 발생한 폭동이나 미국의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허리케인 카트리나 당시에 보았던 일시적인 폭동이라기보다 사회시스템 실패로 인해 나타난 구조적인 문제, 즉 99%의 반란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자수성가 벤처사업가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나오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메리칸드림은 점점 하늘의 별따기가 되어가고, 사회적 불평등도가 커져가고 있다. 미국은 상위 1%가 전체 부의 35%를, 20%가 85%를 소유하고 있다. 500대 기업의 경우 CEO와 근로자 연봉간 격차는 평균 263배에 달한다. 이렇게 경제적 불평등도가 심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경제위기를 당해 10%에 육박하는 국민이 실업의 고통을 겪고 있다. 이와 같은 조건들이 갖춰지면서 30명으로 시작한 움직임이 국민들의 심정적인 지지를 받고, 미 전역으로 번져나가는 거대한 흐름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도 99%의 반란이 발생할 소지가 충분하다. 사회·문화적으로는 스마트폰의 빠른 보급으로 모바일 SNS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활성화되어 있다. 경제적 토양도 갈등을 유발하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중산층은 1991년 75.2%에서 2010년 63.7%로 11.5%포인트나 줄어들었다(도시 2인 이상 비농가 가구의 시장소득 기준). 줄어든 중산층은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으로 옮겨갔다. 마르크스가 말하는 양극화(polarization)의 전형이다. 더욱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중산층의 붕괴가 추세적인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이런 흐름의 원조 격이다. 휴대폰 문자서비스만으로도 이미 '촛불시위'를 만들어낸 전력이 있고, 서울시장 보선을 계기로 기성 정치계를 아연실색하게 만들고 있다.

99%의 반란이 일어나는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국가적으로는 시스템의 붕괴가 초래되고, 개인적으로는 1%가 될 수 없다는 절망감에 고통스러워 할 수밖에 없다. 이것을 막기 위한 방법은 수출보다 내수, 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층 중심의 경제정책을 펼쳐야 한다. 독일 재상 비스마르크의 "복지는 왕정을 유지하기 위한 대가"라는 말에 숨은 의미를 되새겨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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