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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파트를 하나 더 갖고 싶은가?

[머니위크]청계광장

청계광장 머니위크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부동산학 박사) |입력 : 2011.11.02 11:23|조회 : 41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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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부동산에 대해서 유난히 ‘속 따로 겉 따로’다. 부동산 자체가 사용 가치의 대상이자 투자재의 양면적 성격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도가 심하다. 이런 이중적 태도는 부동산이 자본이득을 노리는 투자자산 성격이 강할수록 뚜렷하게 나타난다. 만약 부동산이 단순히 이용하는 대상에 그친다면 내가 쓸 만큼만 필요하면 될 것이다. 소유 욕망이 제한적이다. 하지만 부동산이 투자자산이 되면 소유 욕망이 무한대로 발동한다. 적어도 하나라도 더 갚고 싶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 그 자체는 노골적이므로 밖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숨기려 한다. 그래서 욕망과 관련된 것은 대체로 이중적이다. 물욕, 성욕, 소유욕, 명예욕 등에서도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부동산에 대해서도 있어도 없는 척, 관심이 있어도 무관심한 척해야 한다. 그래야 체면이 선다. 부동산을 가급적 폄훼하는 것이 자신의 ‘지식인 다움’을 내세우는 데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의 부동산은 물질에 대한 욕망(물욕)이 극대화된 것 같다. 후기 자본주의 시대의 부동산, 특히 아파트를 산다는 것은 가격 상승을 기대한 투기행위에 가깝다. 집을 산다는 것은 주거서비스 공간이라는 소비재를 구매하기보다는 투자재(Capital goods)로서의 구매가 더 중요한 가치가 되면서 내 집 마련의 순수한 의미가 변질되고 있다.

부동산을 공간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치보다는 자산증식의 수단인 자산(asset)이나 저장(stock)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사실 대도시의 부동산, 특히 주택을 삶의 터전이라는 이용목적만을 염두에 두고 구입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투자가 아닌 순수한 이용목적으로 집을 사고 싶어도 배우자나 주위 사람들이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이들로부터 “집값도 오르지 않는데 전세로 살지 왜 사느냐”는 핀잔을 들을 가능성이 높다.

가령 5억원 짜리 아파트 한 채를 어렵게 산 사람이 있다고 치자. 운이 좋아 집값이 10억원으로 오르면 쾌재를 부르지만 2억5000만원으로 떨어지면 좌불안석이다. 아파트값이 2배로 오르든, 절반수준으로 급락하든 사용가치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엘리베이터가 더 빨리 올라가는 것도, 더 느리게 가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환희’와 ‘불안‘이 교차하는 것은 집을 ’자산‘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집을 산다는 것은 나도 모르게 투기대열에 동참하는 꼴이 되었다. 투기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면서도 나는 집을 언제 살까 고민한다. 10~20년 동안 살 집이라면 몇 백만원 비싸게 사든, 싸게 사든 무슨 대수란 말인가. 하지만 우리는 집값에 대해 항상 곤두세운다. 집은 달라지지 않았다. 달라진 것은 집을 자본이나 자산으로 보는 인간들이다. 이른바 집의 자산화 현상이나 주거자본주의의 단면이다.

그런데 이런 주거자본주의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집이 축적 대상인 자산이 아니라 이용의 대상으로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종의 '역자산화 현상'이다. 지금은 자산으로서 소유욕망이 분출, 과열과 버블을 낳았던 시대와는 정반대 상황이다. 더 이상 오르지 않는 부동산은 더 많이 소유하고 싶은 자산으로서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그냥 이용만 하는 사용가치에 충실하면 된다. 이런 상황은 좀 더 지속될 듯하다. 부동산시장이 활황이 오려면 소유욕망이 분출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지금 아파트를 하나 더 갖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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