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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기자의 공연 박스오피스]낯선 연극산책

10월의 어느 멋진 공연 3편··· 쥐의 눈물, 레드, 지하생활자들

이언주의 공연 박스오피스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입력 : 2011.10.29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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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을 맞아 연극 뮤지컬 등 보고 즐기기 좋은 공연이 한창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언주의 박스오피스'는 영화처럼 예매 순위나 장기 흥행, 관객 동원력 등에 따른 게 아니다. 이언주 기자가 직접 본 10편 이상의 공연 중 사심을 가득 담아 선정했다.
↑ 10월을 맞아 연극 뮤지컬 등 보고 즐기기 좋은 공연이 한창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언주의 박스오피스'는 영화처럼 예매 순위나 장기 흥행, 관객 동원력 등에 따른 게 아니다. 이언주 기자가 직접 본 10편 이상의 공연 중 사심을 가득 담아 선정했다.
◇쥐의눈물···진정성으로 소통하는 작품

연극 '쥐의 눈물', 솔직히 제목이 썩 맘에 들지는 않았다. '쥐'도 별론데 '눈물'은 더 내키지 않았다. 게다가 대학로도 아니고 구로까지 가야한다니…. 그러다 문득 '내가 왜 이런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지'라는 생각이 들어 공연장을 찾았다.

이런! 공연 시작한지 몇 분도 채 안 돼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했다. 군더더기 없는 담백함이 살아있는 이 작품은 눈물 이전에 웃음과 행복, 낭만과 가족애가 뒤범벅 돼 있다. 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도 기발하고 흥미롭다. 막상 분장한 배우들의 모습은 '서울쥐'가 아닌 '시골쥐'에 가까워 정겹기까지 했다.

쥐의 눈물은 전쟁터를 돌아다니며 병사들을 상대로 연극을 하고 살아가는 쥐 가족 유랑 연예극단 '천축일좌'의 이야기다. 이들은 '서유기'를 공연하는데, 유쾌하고 코믹한 공연장면과 처절하고 참담한 전쟁터의 현실을 오고가는 전개방식이 매우 짜임새 있고 연결성이 좋다.

또 삶의 슬픔을 단지 1차원적으로만 묘사하지 않는다. 건반 한 대와 타악기 장단에 맞춰 흐르는 노래와 춤에 녹여 때론 마당놀이 같고, 때론 뮤지컬 같다. 기교를 부르지 않은 담백한 노래에는 진솔함이 묻어났다. 연극을 처음 보러왔다는 여덟살쯤 돼 보이는 어린아이부터 연세 지긋한 어르신까지 무대와 가깝게 소통하며 쥐에 빗댄 우리의 모습을 함께 보았다. 쉽지만 가볍지 않은, 진정성이 돋보인 작품이다.
↑ 연극 '쥐의 눈물'에는 삶의 희노애락과 가족애가 솔직하게 담겨있다. ⓒ구로아트밸리
↑ 연극 '쥐의 눈물'에는 삶의 희노애락과 가족애가 솔직하게 담겨있다. ⓒ구로아트밸리


◇레드···예술은 무엇인가? 괴팍한 화가의 작업실 엿보기

"레드! 레드! 레드! 스칼렛 말이야? 크림슨? 플럼, 멀베리, 마젠타, 버건디, 새몬, 카민, 카넬리언, 코럴? 대체 '레드'가 뭔데?"

불만이 가득 차 흥분한 주인공 로스코의 입에서 알 수 없는 단어들이 쏟아진다. 모두 조금씩 다른 빨간색의 이름이다. 핑크빛이 도는 레드, 보라색에 가까운 레드, 검붉은 레드 등 다양할 테다. '레드도 참 많구나'를 느끼는 순간, 그의 조수 켄은 "해돋이요"라고 짧게 대답한다. 로스코는 맥이 빠지고 화가 더 나지만 관객들은 오히려 켄의 입장이다. 이렇듯 두 사람의 논쟁에 가까운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연극 '레드'는 실존 인물인 미국 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 로스코와 그의 조수 켄의 대화를 통해 로스코의 예술적 성장을 보여주는 2인극이다. 지난해 토니상에서 최우수 연극상 등 6개 부문을 휩쓴 최근작이다.

극적인 예술가들의 삶은 또 다시 예술작품의 좋은 소재가 되곤 한다. 천재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를 다룬 뮤지컬 '모차르트!', 프랑스 샹송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인생을 담은 '피아프'처럼 '레드'는 괴팍하고 자존심 강한 화가의 인생 한 부분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무대 위에 관객을 향해 정면으로 펼쳐진 흰 캔버스 위에 경쾌한 클래식 음악에 맞춰 큰 붓을 들고 두 사람이 빠르게 밑칠을 하는 장면도 볼거리다. 거침없이 논쟁하는 부분에서 순간적으로 대사를 놓치곤 해 몰입을 떨어뜨리기도 했지만 제목만큼이나 예술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 연극 '레드'에서 화가 로스코와 그의 조수 켄이 경쾌한 클래식음악에 맞춰 빠른 손놀림으로 캔버스에 밑칠 작업을 하고 있다. ⓒ신시컴퍼니
↑ 연극 '레드'에서 화가 로스코와 그의 조수 켄이 경쾌한 클래식음악에 맞춰 빠른 손놀림으로 캔버스에 밑칠 작업을 하고 있다. ⓒ신시컴퍼니


◇지하생활자들···춤과 음악이 살아있는 라이브 뮤직연극

연극 '지하생활자들'은 어렵다. 시작은 꽹과리, 장구, 소고 등과 함께 신명나게 한판 놀아볼 것처럼 길놀이로 등장하지만 볼수록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하지만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공연의 막과 장은 분산된 듯 개연성을 갖고 있어 다소 낯설지만 이야기 구조를 짜 맞춰 가며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밑바닥 인생의 이야기를 전래민담 뱀신랑 설화와 결합해 열린연극의 맛을 살린 이 작품은 배우들의 대사, 직접 연주하는 음악과 춤이 그야말로 매끈하다. 작품의 깊은 곳까지 모두 다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그들의 제스처 하나하나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다. 음악과 춤은 '지하생활자'의 기본 중의 기본.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12명의 배우들은 모두 춤과 악기 연주에 능한 배우들로 정평이 나있는 사람들이었다.

이 작품은 어두운듯 하지만 사실은 그렇게 어둡고 침울하지만은 않다. 도둑, 군인, 떠돌이 여행자 등 인생의 밑바닥을 책임지고 있는 지하생활자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들만의 안식처를 형성하며 늘 우리와 함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극의 새로운 형식을 과감하게 내보이며 우리 사회저변에 존재하는 지하세계의 또 다른 모습에 대해 고민해보게 한다.
↑ 연극 '지하생활자들'에서는 공연 내내 배우들이 춤을 주고 악기를 연주하며 라이브 뮤직연극의 진수를 보인다. ⓒ국립극단
↑ 연극 '지하생활자들'에서는 공연 내내 배우들이 춤을 주고 악기를 연주하며 라이브 뮤직연극의 진수를 보인다. ⓒ국립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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