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매출 1조 되겠네"...씁쓸한 금빛 마술

엠케이전자 용인공장이 증설을 마치고 가동을 시작했다. 회사 측은 60% 안팎의 본딩와이어 생산능력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금값이 이렇게 오르면 내년에는 매출이 1조원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코스닥 상장사 엠케이전자 (11,840원 ▲240 +2.07%)의 최윤성 대표이사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엠케이전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7409억원. 코스닥 상장사 중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회사 측이 밝힌 실 매출액은 500억원 안팎이다. 매출의 95%를 차지하는 금 및 구리 본딩와이어(반도체부품용 금속 극세사)의 원재료 가격이 매출로 잡히면서 나타난 착시현상이다.

최윤성 엠케이전자 사장.

◆"금값 때문에 매출 착시, 영업이익률 평가절하 아쉽다"

원료값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원재료 가격이 급등락해도 엠케이 전자가 입는 손해는 없다.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업체는 물론 주력 수요처인 대만 반도체기업들이 원료비를 직접 보전해주는 유통구조 때문이다.

문제는 영업이익률이다. 엠케이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67억원으로 전년 150억원에 비해 늘어났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2.26%로 2.62%에서 오히려 낮아졌다. 금값이 오르면서 매출이 30%나 늘었기 때문이다.
금 구리 등 원료값 폭등으로 엠케이 전자의 외형 매출은 2008년 4500억원, 2009년 5700억원으로 해마다 급등했다.


회사 측이 밝힌 실 매출액 500억원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영업이익 167억원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수년째 적잖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내면서 이번 공장 증설 재원 220억원도 어렵지 않게 마련할 수 있었다.

이번 증설을 통해 회사 측은 현재 대비 약 60% 이상의 반도체용 본딩와이어 생산능력(CAPA)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다소 주춤한 반도체 경기가 다시 살아날 경우 회사 실적도 크게 늘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최 대표는 "투자에 소홀하면 회사에는 미래가 없다는 생각으로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며 "안산 솔더볼 공장을 용인 신공장으로 통합하면서 운영의 효율화는 물론 안산공장에 대한 임대료 지출도 아낄 수 있어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매년 초과이익의 20%를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나눠주는 PS도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지급됐다. 실적이 지속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금-구리 자원테마주 아니다...잘못된 선입견 안타까워"

엠케이전자 주가는 최근까지 구리나 금값에 따라 등락을 반복했다. 원자재 가격 혹은 자원개발 '테마주'로 취급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 측은 원자재 가격을 구매처에서 책임지므로 금값이 오른다고 해서 이익이 늘어날 일도, 손해를 볼 일도 없다고 강조했다.

엠케이전자는 지난 2009년을 전후해 몽골 등의 광산에 투자를 단행했다. 당시부터 자원개발 테마주 열풍에 편승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적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본딩와이어 생산공정.

최 대표는 "엠케이전자는 지난해 국내 소비 금 30%를 취급했으며 그 외 구리 등 모든 원자재도 해외서 100% 수입하고 있다"며 "소재확보 차원에서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일본과 독일 대형 경쟁사들 역시 모두 자원개발과 무역, 제품 가공까지 직접 하는 일관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며 "주가 부양을 노린 것이라는 일부의 평가는 이런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대주주가 사모펀드 오션비홀딩스라는 점도 투자자들의 우려로 작용하고 있다. 회사 측은 최근 대규모 설비 투자가 이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지경부 10대과제로 선정된 2차전지 음극활물질 개발 작업도 신공장 준공으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SDI를 수요업체로 서울대와 공동 개발 중이다. 회사 측은 내년 시생산, 2013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초 4275원으로 출발한 엠케이전자 주가는 7일 3715원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715억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