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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경험 vs 경영의 경험

[머니위크]청계광장

청계광장 머니위크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 |입력 : 2011.11.1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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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직이라면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라고 할 만하다. 그 자리에 누가 앉느냐는 미국민 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전 세계인들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주목하고 있다. 그가 세계 정치경제의 지형을 좌지우지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공화당에서는 일찌감치 대통령 후보 지명전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 후보들간 엇갈리고 있는 지지도는 이전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미국 유권자들은 정치 문외한이나 신인을 좋아한다. 기성 정치인에 염증을 느껴서다. 크라이슬러 회생의 주역 리 아이아코카나 억만장자 로스 페로도 한때 대통령 후보로 거론됐다. 올해 공화당 내 경쟁에서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와 피자업체 최고경영자(CEO) 출신 허먼 케인이 비슷한 이유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미국민들은 아예 정치 초보들을 대통령으로 선택하지는 않는다. 대통령직은 OJT(직장 내 교육훈련)를 할 만큼 한가한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 역사상 비정치인이 대통령이 된 경우는 각각 장관과 장군 출신인 후버와 아이젠하워 대통령 정도다. 그렇다고 현직 상하원의원이 바로 대통령이 된 예도 많지 않다. 케네디나 오바마 대통령 등 서너명이 채 안 된다. 대신 미국 유권자들은 전·현직 주지사를 자신들의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정치학계는 미국민들이 ‘정치의 경험’보다는 ‘경영의 경험’(experience of management)을 좋아한다고 분석한다. 한 나라에 닥칠 온갖 위기를 이겨내고 번영의 토대를 만드는 데는 거대 조직을 실제로 경영해본 경험만 한 것이 없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골드먼삭스를 포함한 대형 투자은행 CEO 출신이 줄줄이 재무장관으로 등용된다. 이를 잘 아는 국내 금융계 인사들은 거꾸로 관련부처 출신들이 금융회사로 줄줄이 떨어지는 상황을 한탄하기도 한다. 이 상황이 역전돼야 비로소 관치금융이 끝날 수 있다고 믿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하는 문제에 불과하다. 관치금융이 유능한 금융인의 양성을 막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꾸로 유능한 금융인의 부재가 관치를 불러왔을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미국의 금융계 인사들은 경영의 경험이 풍부한 반면 우리는 정치의 경험이 주를 이룬다. 실제로 주요 금융인들은 해당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보다는 정치권과 관료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주력한 경우가 더 많다. 이를 통해 금융환경이 괜찮은 시기에는 앉아서 이익을 챙기려들고, 나쁜 시기에는 지원을 더 확보하려 들었다. 어떤 시기든 그 방법의 요체는 ‘관계와 로비’, 즉 정치의 경험이었다. 요즘 잘 나간다는 시중은행장들의 면면을 보라. 누구도 은행 경영으로 능력을 검증받은 사람은 없다. 정치를 통해 부각된 인물들일 따름이다.

만일 일상적인 상황이라면 주요 금융인들의 정치 경험만으로도 충분할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의 금융환경은 어떤가? 한마디로 대변혁의 시기다. 유럽 재정위기와 금융 불안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금융산업 입장에서는 위기의 시대다. 우선 30여년에 걸쳐 번성한 월가자본주의 혹은 카지노자본주의가 막을 내리려 하고 있다. 자유방임적 시장경제주의(비판적 입장에서는 신자유주의)의 퇴조와 맞물린 이 흐름은 필연적으로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로 귀결될 것이다. 나라 안팎에서는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는 금융산업에 대한 대중의 공분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나라 안에서는 가계부채와 비은행권 부실 문제가 상당 기간 금융산업의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

객관적으로 보자면 우리 금융회사의 수장은 미국 대통령이나 재무부장관처럼 중요한 직책이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자리가 미국민에게 중요한 것만큼 우리 금융소비자나 금융회사 이해관계자들에게는 금융회사 수장자리가 중요하다. 여전히 칼자루를 쥔 권력과 관료들, 금융회사 주주들이 무엇보다도 경영의 경험을 중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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