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적정이윤 확보 '벼랑끝' 몰린다"

공공부문 건설에 활용되고 있는 실적공사비 단가가 물가상승과 반대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최저가 낙찰제로 인해 최소 이윤확보마저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최석인 연구위원은 13일 "지난 2004년 도입된 실적공사비 적산제도에 의해 공공 건설부문에 활용되고 있는 실적공사비 단가는 같은 기간 물가상승추세와 반대로 2004년보다 1.14% 하락했고 같은 기간 건설공사비 지수는 55.5%가 상승했다"고 밝혔다.

최 연구위원은 "여기에 기획과 설계단계에서 이뤄지고 있는 조달청과 일선 발주기관의 예산 삭감 관행이 더해진다"며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낸 곳에 입찰을 주는 최저가 낙찰제의 영향으로 적정공사비 확보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조달청의 경우 설계업체에서 산정한 금액보다 약 6.8% 낮게 산정되고 있다. 그는 "적정 공사비 확보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최저가 낙찰제도는 내년부터 300억원 이상에서 100억원 이상으로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돼 건설기업의 경영 상태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표준품셈 역시 2006년부터 현실화를 목적으로 매년 기존 품의 삭감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품' 값을 계산한 품셈 역시 공사비 산정의 실적공사비와 거의 같은 비중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건설사에 미칠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건설공사비는 단기적으로는 하락할 수 있어도 중장기적으로는 상승 추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미국 육군 공병대 건설공사의 업무시설 평균단가는 2005년 대비 32%, 의료시설은 74%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산업연구원은 미국의 건설 공사비 조사기관인 컴패스(COMPASS)에 따르면 조사대상 81개국 가운데 국내 건설기술자의 인건비 수준은 41위였고 이러한 수치는 국내 건설공사비가 비싸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위원은 예산절감만을 공공 건설사업의 성과로 보는 기존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설사업 성과는 공사기간, 예산, 품질 등 당초의 목표 달성 여부를 놓고 판단해야 하며 가격 중심의 낙찰 제도의 획일적인 적용을 영국 등 재정이 어려운 선진국에서도 전면적으로 시행하지 않은 것은 폐해가 너무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공사비 산정이나 관리체계 역시 글로벌 기준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그는 "사업에 맞는 실적공사비 단가의 세분화가 필요하고 발주기관별 단가집을 구축해 활용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현행의 품셈과 실적공사비가 통합된 완성형 공사비 자료가 구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