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308.98 831.85 1123.20
보합 5.97 보합 2.97 ▼3.4
09/18 16:00 코스피 기준
메디슈머시대 (7/6~미정)
블록체인 가상화폐

[그린칼럼]'코프 키드' 미래세대를 위한 유산

폰트크기
기사공유
[그린칼럼]'코프 키드' 미래세대를 위한 유산
유럽을 여행해 본 사람들이라면 큰 건물에 쓰인 '코프(coop)'라는 단어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코프는 협동조합(cooperative)의 줄임말이다. 유럽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협동조합이 존재하고 있다. 한국 아이들이 '마트 간다'고 하듯이, 유럽의 아이들은 '코프 간다'고 할 정도다.

스위스, 이탈리아 등 협동조합이 발달한 지역에선 기성세대들이 젊은 세대를 '코프 키드(coop- kid)'라고 부른다. 어렸을 때부터 협동조합으로 운영되는 마켓을 이용하면서 성장해 협동조합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아이들과 청년세대를 아우르는 말이다.

한국에서도 1990년대 이후 생활협동조합, 의료소비자협동조합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어 공동육아, 대안학교 형태의 조합이 나타나 육아와 교육의 대안을 만들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 '코프 키드'라 불릴 세대는 보이지 않는다. 협동조합 설립 제한으로 한국의 협동조합은 아직 고용의 대안까지 만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최초의 협동조합은 로치데일 협동조합이다. 19세기 산업혁명기 영국에서 5살짜리 아이도 공장에서 심부름을 했어야만 하던 시절에 로치데일 지역의 가난한 노동자들이 비싼 생필품을 구매하기가 너무 어려워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싸게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는 가게를 만들었다.

그런데 노동자들이 싸게 구매할 밀가루나, 버터, 설탕 같은 생필품을 만드는 양심적인 공장이 없었다. 협동조합 가게를 차린 노동자들은 스스로 생활과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물건을 직접 만드는 공장을 운영했고, 그렇게 생산한 물건을 스스로 구매해 저임금 문제를 해소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에서 성장한 협동조합이기에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은 협동조합을 ‘자신들의 사회, 경제, 문화적 욕구와 필요를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조직을 결성해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조직'이라고 정의한다. 따라서 협동조합은 투자자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기업 생리와는 다른 목적과 운영원리로 발전했다. 경쟁보다는 협동을, 독점보다는 나눔을 중시한다.

유엔은 2012년을 ‘세계협동조합의 해’로 지정했다. 아울러 유엔은 내년에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협동조합 설립과 성장을 도우면서 이를 위한 각 정부의 법제 구축을 유도한다는 세 가지 목표를 결의했다.

이는 세계 각지의 협동조합들이 금융위기 속에서도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준 덕분이기도 하다. 존스턴 버챌 영국 스털링대 사회정책학 교수는 “최근 금융위기 과정에서 유럽과 미국의 협동조합들은 구제금융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며 "협동조합의 사업도 흑자를 냈다"고 분석했다. "협동조합이 경기침체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경기회복에 도움을 주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와 국회 역시 능동적으로 협동조합의 이점을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발의한 의원입법, 청원입법 등 3건의 법안이 제출돼 있다. 이들 법안의 골자는 비슷하다. 협동조합을 자유롭게 설립하는 근거를 마련해 양극화 등 자본주의 경제의 취약점을 보완하자는 것이다.

'협동조합 기본법'이 통과되면 다양한 분야에서 협동조합이 양적으로, 질적으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 아이들은 정규직, 비정규직, 자영업 말고도 새로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 자영업을 차려 무한 경쟁 세계에 뛰어드는 대신, 뜻 맞는 동료들과 협동조합을 만들어 협동과 나눔의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이런 환경 속에서 미래 세대는 우리 세대가 만들어놓은 '경쟁과 독점'의 사회적 유전자 대신 '협동과 나눔'의 사회적 유전자를 자신의 아이들에게 물려줄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미래 동력이 마련되고 다 같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 문화가 창출된다면 우리 세대는 적어도 '아이들에게 소중한 유산을 남겨준 어른 노릇은 했다'고 자부할 수 있지 않을까.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