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의 '음모론' 실제화 되나

10·26 재보선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DDoS) 공격과 관련해 경찰이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경남 진주갑)의 운전기사였던 공모씨(27)를 검거해 수사하고 있어 인터넷방송 '나는 꼼수다'가 제기한 음모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선관위 홈페이지는 지난 10월 26일 선거 당일 오전 6시 15분부터 오전 8시 32분까지 장애가 발생, 접속이 불가능했다. 초당 263메가바이트 용량의 대량 트래픽이 발생하는 디도스 공격이 벌어졌던 탓이다. 이로 인해 유권자들이 바뀐 투표소 위치를 제대로 찾지 못하는 등 불편을 겪었고, 선관위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선거 다음날부터 선관위 홈페이지 접속 장애에 대해 '음모론'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10월 29일 방송에서는 "선거일 아침 원순닷컴과 선관위 홈페이지가 다운됐는데, 언론에서 모두 디도스 공격이라 했다"며 "박원순 홈페이지의 경우 로그파일을 분석한 결석 새벽 1시47분과 5시30분 두 번의 디도스 공격을 받은 게 맞지만, 선관위 홈페이지는 디도스 공격을 받은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략 아침 6시부터 8시 반까지 선관위 홈페이지는 접속되는데 홈페이지에서 자기 투표소를 찾으려고 주소를 입력하면, DB와 연동하는 게 끊어진 것"이라며 "접속이 폭주하면 DB연동이 끊어질 수도 있지만 새벽 6시에 누가 접속이 폭주하나. 그리고 왜 8시30분까지만 끊어지나. 누군가 의도적으로 DB 연동을 끊어서 접속을 못하게 해서 자기 투표소를 찾지 못하게 했다고 추정할 만한 정황이 된다"고 말했다.

김 총수는 또 "만약 누군가 의도적으로 한 거라면 출근길의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를 방해하려한 치밀한 작전의 일환이라고 추정할 수도 있다"고 거듭 음모론을 제기한 뒤 "사이버수사대가 수사해야 한다. 선관위가 수사의뢰해야 하고 로그파일만 열어보면 외부에서 해킹을 한 건지 내부에서 된 건지, 아니면 다른 경로인지 그대로 나온다"고 강조했다.


'나는 꼼수다'측은 이후 로그파일 기록을 공개하라며 선관위에 정보공개 청구서를 제출했지만, 선관위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공개를 거부했다.

김 총수는 11월 26일 방송에서도 "박원순의 로그파일을 분석했는데 두 번 디도스 공격을 받았다. 일반적인 디도스 공격 양상과는 달랐다. 디도스 공격은 길어봤자 10~15분하는 건데 선관위는 2시30분 공격을 당했다. 다른 페이지는 작동했는데 DB 연동 에러로 추정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또 "로그파일을 분석해보면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연동이 끊겼는지, 언제 다시 연결했는지, 그 원인이 접속폭주로 인한 장애인지, 외부 해킹으로 끊었는지, 단순 실수인지, 의도적으로 끊었는지가 100% 확실하게 나온다"며 "만약 접속폭주나 외부해킹, 단순 실수면 로그파일을 조작할 이유가 없다. 의도적으로 끊었다하는 그 사항만 제외하면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 발표는 "디도스 공격이 아니다"는 김 총수의 주장과 다소 차이가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최 의원의 운전기사 공모씨 등은 200여대의 좀비PC를 동원해 선관위 홈페이지를 디도스 공격해 선거일 당일 약 2시간 동안 마비시켜 선거관리업무를 방해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관련 기사를 접한 네티즌들은 "김어준 총수가 제기한 의혹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는 댓글을 잇따라 남기고 있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이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건에 자신의 운전기사가 연루된 사건에 대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 당시 나경원 후보 캠프 홍보기획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사건 내용을 전혀 모르며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황당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의 운전기사도 경찰 조사과정에서 범행을 몰랐다고 부인하는 상황이라 하고, 저는 그 말을 믿고 수사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며 "만약 제가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