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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다시 협객을 기다리며

성화용의인사이드 머니투데이 성화용 더벨 편집국장 |입력 : 2011.12.1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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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건 돈과 권력 뿐인가. 그 두 가지를 얻기 위한 과정의 몰염치와 부도덕은 사소한 비용일 뿐인가.

정략(政略)과잉의 시대를 살고 있다. 맑고 소박한 소신은 얼른 잊혀지고 계산만 치밀하다면 아무리 뻔뻔해도 그 결과가 용서되는 세상. 협의(俠義)가 실종된 요즘을 새삼 개탄한다.

'내 퇴진을 당의 결집에 활용하라'는 정치 원로의 정계 은퇴가 우울하다. 퇴진이면 퇴진이지, 활용은 무엇이고, 내년 초로 시기를 저울질했다가 앞당긴 건 또 무엇인가. 실망과 한계를 내세운 초선의원의 퇴진 또한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그는 언제 다시 등장하기 위해 시점을 '지금'으로 선택한 것인가.

통합을 결의하기까지도 복잡하고 어수선했지만, 결의 후에도 소음이 시장통과 같은 야권. 분란의 쟁점이 '자신들의 이익'일 뿐이라고 비난해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국민'이 아니라 '권력'이며, 그들이 원하는 바는 '그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정치는 국민과 유리된, 그들만의 정치인 셈이다.

정치에 접어들면 대개 비슷하게 닮아가는 것일까. 아니면 정치의 본질이 그렇기 때문일까. 대중적 인기를 등에 업은 '교수'와 그 배후의 멘토로 지목되던 '스님', 행정가로 변신한 '시민운동가'가 연루된 신당 창당과 대선의 변주곡 또한 마찬가지다. 흘러 다니는 얘기들에는 얼마나 심오한 정략과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인지 머리 속이 복잡해 진다.

사익(私益)에 눈이 머는 건 돈이 직접 연루될 때가 더하다. 고객의 돈을 불성실하게 굴리거나 불법으로 유용해 문을 닫은 다수의 저축은행 오너들은 '부도덕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훔치고 떼어먹고 감춘 사례가 부지기수. 몇 년 살고 나와도 돈이 있는데 뭐가 문제냐는 그들의 마음 속에 직접 형을 가할 방법은 없을까.

신용카드사들이 공적(公敵)으로 지목되니, 힘있는 대기업부터 가당치 않은 유흥업소까지 수수료를 깎겠다고 덤벼든다. 눈치고 뭐고 없다. 일단 눈앞의 이익을 챙기자고 나서는 것이다.

검사는 치정과 벤츠에 엮여 구속됐다. 경찰은 도박에, 고급 관료는 카드깡에, 군인은 상납비리에 얽혀 고발을 당했다. 매년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는데, 사회면을 도배하는 자극적인 스토리는 해가 갈수록 도가 심해진다.

온갖 고통스러운 소식들로 귀를 어지럽히며 세밑을 맞으니 다시 '협객'을 꿈꾸게 된다. 교묘한 정략과 온갖 뻔뻔한 수법으로 제 몫을 챙기는 자들에게 투박하고 청량한 목소리로 호통치는 모습을 그려 본다.

< 협객의 말에는 믿음이 있고 행동은 과감하며, 한 번 승낙한 일은 반드시 성의를 다해 실천한다. 자기 몸을 아까지 않고 남에게 닥친 위험 속으로 뛰어든다. 생사 존망을 돌아보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능력을 뽐내지 않고, 그 덕을 자랑하는 것을 수치로 여긴다. >

사마천은 불세출의 사서 '사기(史記)'에 '유협열전(遊俠列傳)'을 기록하면서 협객의 그릇에 대해 이렇게 풀어놓았다.

그가 열전을 통해 기록한 유협 주가(朱家)는 '평생 자기 재능을 자랑하지 않았고, 어떤 보답도 바라지 않았으며, 오히려 전에 자신이 은혜를 베푼 사람을 다시 만날게 될까 두려워했던' 인물이었다. 또 '가난하고 신분이 천한 사람의 어려움부터 도왔고, 집에는 남아도는 재산이 없었으며, 옷은 빛깔이 바랜 것들 뿐이었고, 두 가지 이상의 반찬을 먹지 않았으며, 타고 다니는 것은 소달구지가 고작이었다'고 묘사했다. 열전속의 또 다른 협객, 극맹(劇孟)과 곽해(郭解)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사마천은 협객을 통해 시대와 이념을 초월한 가치를 말하고자 했다. 유가(儒家)와 묵가(墨家), 한비자(韓非子)를 넘어 인간의 본질을 들여다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가 역사위로 끌어올린 협객의 향기를 지금 다시 그리는 건 헛된 꿈인가. 한낱 범부, 필부로 자괴(自愧)의 한숨을 내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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