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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칼럼]투자할 때엔 첸 시쿵처럼

그린칼럼 머니투데이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입력 : 2011.12.1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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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칼럼]투자할 때엔 첸 시쿵처럼
올 여름 미국 사회책임투자포럼(US SIF) 주최 책임투자 콘퍼런스에 다녀왔다. 이번 콘퍼런스에선 '사회책임투자(SRI)의 주류화' 혹은 '주류투자자의 사회책임투자 도입 가속화'가 도드라진 현상으로 나타났다. 이 행사는 UBS글로벌이 메인 스폰서를 섰다. 딜로이트·JP모건·골드만삭스 등 관계자들이 다수 참여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커미셔너인 루이스 아길라와 앨 고어 전 부통령이 기조연설자로 참석했다.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이하 ESG) 변수는 규범으로서보다는 투자의 중요한 리스크 대비 수익(Risk/Return) 프로파일로서 논의됐다. ESG가 여하히 주류 투자자들의 언어로 번역되어 그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을지를 놓고 함께 고민했다.
이처럼 해외에선 기업의 장기적, 재무적 성과를 대리할 수 있는 지표들과 ESG 성과간의 상관관계(Correlation)를 규명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는 SRI의 장기투자 최적화에 있어서 매우 적실성 있는 방법이다. 해외의 사회책임투자자도 투자자다. 리스크 대비 높은 수익을 꾸준히 얻는 것은 이들의 열망이다.

이러한 투자문화는 국내 SRI시장을 바라보면 아직 요원한 듯 보인다. 여전히 국내 대부분의 주류투자기관들은 ‘장기투자 지향’, ‘ESG분석’, ‘주주권 행사’라는 SRI 핵심원칙들과 유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 단기투기에 환호하며, 모멘텀 플레이에 열광한다. 주주권이라는 오너십의 원칙에는 상당히 무관심하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투자들처럼 투자기간을 분기 내지 반기 정도로 잡으면 ESG 분석은커녕 재무분석도 그리 중요치 않은 변수가 된다. 더군다나 주주권의 행사는 더더욱 의미가 없다. 우리나라 SRI 주류화의 근본적 걸림돌은 바로 ‘뿌리 깊은 단기투자 관행’이 아닐까.

주식형 펀드규모가 최근 7, 8년 사이 급증함으로써, 양적인 면에서는 이른바 펀드 대중화 시대가 열린 듯 보인다. 하지만 국내에 펀드상품들은 들어왔으나, 아직 '펀드원칙과 철학'은 들어오지 않았다. 펀드원칙이란 남의 돈을 관리하는 사람으로서의 본분, 즉 수탁자 책무(Fiduciary Duty)에 관한 것이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에게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있듯이, 17세기 중국에서 ‘첸 시쿵’이라는 의사는 ’다섯 가지 계명’으로 의사의 본분을 명확히 했다. 의사는 환자의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모든 환자의 요구에 응해야 한다거나, 산책이나 음주를 위해 진료실을 비우면 안된다든가 등등 업무에 대한 계율이다. 그 중에 마지막 계명이 인상적이다. 즉 의사는 창녀를 진찰할 때나 권력자의 자녀를 진찰할 때나 다 똑같이 내 몸처럼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첸 시쿵의 계명을 패러디해 남의 돈을 관리하는 펀드매니저에게도 전하자면 이런 것이다. '펀드 매니저는 소규모 펀드를 운용할 때나 거대 펀드를 운용할 때나 다 똑같이 내 돈처럼 운용해야 한다.' 누구의 돈이든, 그 규모를 따지지 말고 내 돈과도 같이 소중하게 다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수탁자 책무다.

펀드운용산업의 역사가 긴 서구, 특히 영미권에서는 이런 관점에 따라 오래 전부터 수탁자 책무라는 투자원칙이 근저에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최근 들어서는 ESG변수도 수탁자 책무의 관점에서 논의되고 있다. 주어진 투자기간 동안 최적의 투자수익률을 올려야 하는 것이 수탁자 책무라면, 기업의 ESG성과와 재무성과 간의 긴밀한 상관성을 고려할 때 의당 ESG변수를 투자에 반영하는 것이 바로 수탁자 책무를 다하는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사회책임투자펀드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 측면에선 장기투자문화가 먼저 정착되어야 한다. 펀드매니저들 측면에선 수탁자 책무와 펀드 원칙이 뿌리 내려야 한다. 최근 들어 국민연금을 위시한 몇몇 연기금들이 책임투자 도입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척박한 투자문화에서 긍정적인 변화의 전조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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