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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모습 어디가고..기죽은 유엔北대표부

[강호병의 뉴욕리포트] 美언론, 김정은 권력세습 완성여부 반신반의

강호병의 뉴욕리포트 머니투데이 뉴욕=강호병특파원 |입력 : 2011.12.2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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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유엔 북한대표부가 입주해있는 맨해튼 2번 애비뉴 44번가 외교센터 빌딩. 국기, 현판 등 아무런 표식이 없다.
↑ 주유엔 북한대표부가 입주해있는 맨해튼 2번 애비뉴 44번가 외교센터 빌딩. 국기, 현판 등 아무런 표식이 없다.
'겉으로 침통해 하지만 머리속은 앞날에 대한 생각으로 복잡하지 않을까. 혹시 줄을 어디다 대야할까 고심하느라 더 침통해 보이는 것 아닐까'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사실이 공식발표된 후 맨해튼 소재 주유엔 북한대표부앞에서 대기하다 이같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방정맞아 보이지만 이번엔 뭔가 다르다는 분위기가 확 느껴진다.

지난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도발을 일으킬 때마다 뻔뻔하게 나오던 그들이었다. 말도 안되는 것이라도 입장은 분명했다. 천안함 사건 때처럼 때로는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할 때도 있었고 한국 특파원이 질문을 불쑥 들이대도 곧잘 대답해줬었다.

그러나 '친애하는 지도자'사망 후엔 기가 팍 꺾였다. 유엔대표부 인사들은 입에 자물통을 채우고 출근했다. 표정도 굳어있었다. 한번 들어가면 웬만해선 나오지도 않았다. 지도자의 상실로 인한 슬픔으로만 돌릴 수 없는 불안감이 피어오르고 있음이 직감됐다.

주유엔 북한대표부는 맨해튼 2번애비뉴 44번가 외교센터 빌딩에 입주해 있다. 1번 애비뉴 45번가에 있는 주유엔 한국대표부와 지척의 거리다. 뉴욕총영사관 본청도 같이 있는 이 건물에서 동쪽으로 도로하나 건너면 유엔본부다.

그러나 남북한 유엔대표부간 정서적 거리는 지금 남북한 관계 만큼 멀다. 두 대표부간 왕래는 물론 접촉 자체가 없단다. 아니 있을 수 없다고 해야 정확하다. 한국대표부는 다른 루트를 통해 정보를 얻는다.

한국 대표부와 달리 주유엔 북한 대표부가 있는 건물외부엔 일체의 표식이 없다. 국기는 게양돼 있지 않고 유엔대표부 현판도 붙어있지 않다. 외부의 시선을 가급적 피하고자 하는 의도일 게다. 들리는 얘기로는 외부고용인은 없고 사무보조는 대표부 직원 가족들이 맡고 있다고 한다.

1991년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가입한 지 꼭 20년째 되는 해에 북한 최고지도자의 죽음이 또한번 왔다. 그것은 한반도를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몰고 있다. 주변 열강의 한반도 외교에도 긴장의 배터리가 올라갔다.

미국 언론의 관심은 온통 '김일성 왕조'의 3대 상속자가 권력세습을 완성할 수 있을지에 쏠려있다. 분위기는 반신반의다. 무명이나 다름없던 어린 황태자에게 불과 3년정도 시간에 권력을 만들어 주는 게 가능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깔려있다. 김정일만 해도 10년이 넘게 기반을 다진 후 권력을 물려받았다.

미백악관도 섣부른 예단과 판단을 자제한 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포스트 김정일' 북한에 상상가능한 모든 일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미국방성이 북한의 붕괴라는 최악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조의표시나 조문 기류는 찾아보기 힘들고 '비핵화에 말이 아닌 행동으로 나서라'는 메시지가 앞서나가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은 북한을 품속으로 끌어들이는데 열중하고 있다. 북중 우호관계를 강조하며 사실상 김정은 체제를 인정했다. 왕이 어리고 나라가 작으니 대국이 껴안고 보살피는 것이 당연하다는 분위기다. 과거 조선의 왕을 명나라나 청나라 황제가 추인하던 시절이 연상된다.

중국으로 북한이 더 깊이 끌려들어갈 수록 서방세계적 관점에서 북한에 변화를 이끌이내기가 더 힘들어 질게 뻔하다. 그런 만큼 한미-북중 관계는 갈등으로 흐를 소지가 많을 것이다.

북한은 다른 공산권국가와 달리 자본주의에 접속해 공존번영의 길을 찾는 것을 거부하고 대결의 길을 고집해왔다. 그 절정에 있는 핵개발은 생존을 위해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담보로 내건 것이다. 그 결과 인민은 굶주리게 됐다. 국가지도자로서 범죄행위가 아닐 수 없다.

역사에서 가정해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마는 북한이 만약 반대의 길을 걸었다면 하는 아쉬움은 금할 길이 없다. 그랬다면 지금 우리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북한 두번째 지도자의 죽음을 맞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운이 없어 그렇지 못했다. "불행한 일 없었으면 좋겠다"는 뉴욕 한인들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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