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대형병원들 "연구중심병원 체제 본격화"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주요 대형병원들이 연구중심병원을 올해의 경영목표로 내걸었다.


연구중심병원은 진료 중심인 일반 병원과 달리 병원 내 인력 중 상당수가 연구업무를 수행하는 곳으로, 진료를 통해 축적된 지식을 기반으로 첨단 의료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해 보건의료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세계적 수준의 병원을 말한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주요 대학병원장은 신년사에 일제히 연구중심병원을 언급하며 병원의 역량을 총투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중심병원은 지난해에도 주요 병원장들의 신년사에 등장했다. 차이가 있다면 올해는 내용이 좀 더 구체화됐다. 오는 8월 사업 대상 병원이 지정되는 만큼 병원들이 내실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선도형 연구중심병원 사업에 선정됐던 서울대병원(세포치료제), 서울아산병원(항암제), 세브란스병원(뇌·심혈관질), 삼성서울병원(난치암 정복 바이오신약), 서울성모병원(면역질환) 등은 연구중심병원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연구중심병원 사업을 위해 개방형융합의료기술연구소를 만들 계획이다. 정희원 서울대병원장은 신년사에서 "메디컬 클러스터 조성사업 기반이 될 의생명연구원 개방형융합의료기술연구소를 건립하고 연구중심병원으로 거듭나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아산생명과학연구원을 설립한 서울아산병원은 연구원을 통해 연구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욱 병원장은 △부가가치 높은 신약 개발 △새로운 진단기술과 첨단 치료법 개발 △의료산업화 실현 등을 새해 목표로 발표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연구중심병원을 위해 병원조직 개편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철 연세대의료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신년사에서 "20여 개의 팀 연구라는 성과를 거둔 신약개발 연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연구중심병원을 위해 병원 조직도 개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연구부원장을 신설하고 홍성화 미래의학연구센터장을 임명한 삼성서울병원은 계열사의 역량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최한용 삼성서울병원장은 "연구역량을 강화해 연구중심병원을 지향하고 계열사와 의료사업의 연구 및 개발 사업에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신년 계획을 밝혔다.

서울성모병원은 황태곤 병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지난 10월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연구중심병원 계획을 설명한 바 있다. 당시 황 병원장은 "임상과 연구가 조화된 세계적인 연구중심병원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병원은 연내에 TF팀을 구성하는 등 연구중심병원을 위한 조직을 정비할 계획이다.

연구중심병원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이선규 보건복지부 보건산업기술과 사무관은 "올해 8월경 사업 대상 병원이 지정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후 지정 병원이 연구과제를 제출하면 이를 심사, 선정해 오는 2013년부터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복지부는 총 사업비 2조 4000여 억 원 규모(정부 9796억 원, 민간 1조4170억 원)의 연구중심병원 육성사업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