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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친아' 안철수, 갚을수 없는 엄청난 빚

[유병률의 따뜻한 정치인물칼럼, 감싸고 정치!]<3>안철수 ‘착한 남자 콤플렉스’

유병률의 감싸고 정치 머니투데이 유병률 기획취재부장 |입력 : 2012.01.20 05:30|조회 : 659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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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정치혐오증은 사회발전을 늦춘다. 정치인이 싫다고 정치까지 혐오하는 문화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 칼럼은 따뜻한 정치비판을 통해 국민과 함께하는 정치를 기대하며 우리나라 대표정치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이다.
'엄친아' 안철수, 갚을수 없는 엄청난 빚
나쁜 남자한테 왠지 마음이 더 끌리는 심리가 있다고 한다. 많은 국민들이 나쁜 남자인 줄 다 알면서 그 남자에게 끌린 적이 있다. 나쁜 남자라도 돈은 많이 벌어다 줄 것 같았다. 밖에서 뭔 짓을 하고 다니든 생활비는 넉넉하게 갖다 줄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곳간은 점점 바닥이 나고, 빚은 줄어들지 않았다. 나쁜 남자는 큰 사업을 벌인다고 여기저기 쑤셔 놓고 오히려 곳간의 곡식을 퍼 나간다. 싫은 소리도 못하게 한다.

그래서 이제 능력은 잘 모르겠지만, 마음씨 하나는 맑아 보이는 착한 남자에게 끌리기 시작한다. 적어도 거짓말은 안 할 것이다. 최소한 가족이 싫다고 하는 것을 혼자 우겨서 밀어붙이지는 않을 것이다. 안철수는 “의사는 많아서 굳이 내가 안 해도 됐고, 컴퓨터 바이러스를 잡는 사람은 없기에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사람이다. 무엇이 나에게 유리한가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해야 사회에 도움이 되는가가 판단기준이었다. 근본이 선하다고 얼굴에도 씌어 있다.

그에 대한 국민적 열망은 어찌 보면 그가 제일 적합하다는 것보다 나쁜 남자한테 지친 보상심리에서 시작됐다. 꼭 그 나쁜 남자가 아니더라도 여의도의 수많은 나쁜 남자들에 대한 보상심리 말이다.

그것뿐일까? 그것뿐일 수도 있다. 특히, 그의 인기를 거품으로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말이다. 정치는 프로의 세계이니까. 안철수 자신조차도 “정치는 내가 하던 거랑 다른 것 같다. ‘게스 워크(guess work?짐작)’만 하고 있을 뿐이다. 상상밖에는 현재로선 없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그에게 정치는 아직 상상의 영역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미 ‘그것뿐이 아니다’ 쪽으로 방향이 섰다. 사람이 역사를 끌고 가기도 하지만, 역사가 사람을 끌고 가기도 하는 법. 끌림과 이끌림의 변증법이 정치의 역사 아니던가. 그는 정치를 선언하지 않았지만, 정치포기를 선언하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 문제는 ‘정치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로 분명해졌다.

한 진보 평론가는 “그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그것은 보수의 승리이다. 하지만 엉터리 보수가 합리적 보수로 변모하는 것, 한국사회에 이처럼 커다란 진보가 또 있을까”라며 그 역설을 이야기했다, 이 평론가는 “그가 디지털버전으로 진화한 이명박 신화일지도 모른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 평론가는 ‘디지털버전’을 과소평가했다. 그는 한국 IT의 상징이다. 오늘날 IT의 가치는 ‘가지고자 하는 욕망’이 전부가 아니다. ‘이루고자 하는 욕망’이고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욕망’도 어울려 있다. 지식과 정보가 공유재가 되는 세상이다. 수많은 창의성과 아이디어가 보태져야 자신의 아이디어도 발전한다. IT는 진보로 연결된다. 그래서 그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진보의 승리일 수도 있다. 진보의 개념도 진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그에 대한 원초적 의문 두 가지가 남는다.
첫째, 그는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는 것. 아무리 기부를 많이 해도 갚을 수 없는 빚. 그가 도서관에서 의학서를 탐독하는 ‘엄친아’로 살 때 수많은 동료와 선후배들은 민주화를 위해 자신을 던졌다. 그래서 “기존정치세력은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 신뢰를 잃었다”는 그의 말에 대해 한 야권인사가 “진보개혁세력의 투쟁의 역사는 그 말 한마디에 무찔러질 만큼 간단하지 않다. 모욕감을 느낀다”고 반응한 것은 일리 있다.

둘째, 구악이 여전한 정치판에서 그가 과연 손에 피를 묻힐 수 있냐는 것. 그는 “현 집권세력이 정치적 확장성을 갖는 것에 반대한다”고 아름답게 표현했지만, 현 집권세력의 정치적 확장성을 아름답게 막기란 쉽지 않다.

그는 ‘착한 남자 콤플렉스’에 갇혀 있는지도 모른다. 착하다는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스스로를 억제하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처럼 말이다. 그는 욕 먹을 각오로 국가이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온 몸으로 부딪혀야 한다. 착한 남자의 ‘심성’이 아니라 착한 남자의 ‘능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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