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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비율 27분기 연속 1% 미만의 비밀

[홍찬선 칼럼]중국개발은행(CDB)식 발전모델의 빛과 그림자

홍찬선칼럼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입력 : 2012.01.2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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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비율 27분기 연속 1% 미만의 비밀
‘부실채권비율 23분기 연속 1% 미만.’

중국개발은행(CDB)의 홈페이지(www.cdb.com.cn)에 접속해 리스크관리 갈피를 클릭하면 이런 글귀를 찾아볼 수 있다. 2010년말 현재 부실채권은 301억5400만위안. 총대출액(4조5411억위안)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68%이며, 23분기 연속 1%미만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11년 통계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에도 부실채권이 늘어날 특별한 이유가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부실채권 비율 1% 미만 기간’은 27분기(6년9개월) 연속으로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

817조원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를 대출하면서 부실채권 비율을 이처럼 오랫동안 1% 아래로 유지하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 베이징에 진출해 있는 한국계 은행들에게 ‘은행으로서 이런 일이 가능하냐?’고 문의해보니 “중국 은행들은 모두 국유여서 경영정보를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통계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경영의 폐쇄성 등을 지적하는 것이다.

한동안 머릿속을 맴돌던 ‘부실채권비율 1% 미만’의 의문은 30년 가까이 중국 경제를 연구해오고 있는 한 학자의 설명으로 해소됐다. “대출해준 기업이 성공할 때까지 자금을 계속 지원하는 데 어떻게 부실채권이 발생할 수 있겠느냐?”는 것. “중국은 국토 960만㎢, 인구 약14억명, GDP 7조달러에 이르는 엄청난 시장을 갖고 있다. CDB는 전략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만드는 제품의 판로를 만들어가며 지원하기 때문에 땅 짚고 헤엄치기”라는 설명이다. 마치 포커 판에서 판돈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이 판이 돌아갈 때마다 베팅 금액을 2배씩 계속 올려 결국 판쓸이하는 것과 비슷하다.

CDB는 실제로 화웨이(華爲), 중싱(中興), 따탕뎬신(大唐電信), 치루이(奇瑞)자동차 같은 세계적 기업을 육성했다. 2010년 매출액이 342억달러로 세계 2대 통신설비 제조업체인 화웨이와 150억달러로 5위인 중싱에 100억달러(약11조원)를 쏟아부었다. 따탕뎬신에 60억위안(1조원)을 지원해 3G통신의 3대 국제표준 중 하나인 TD-SCDMA(시분할 연동코드 분할다중접속)를 개발했다. 치루이(奇瑞)자동차에도 177억위안(3조1000억원)을 대출해 ‘체리’라는 자체 브랜드로 200만대 이상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발전시켰다.

CDB는 중국의 핵심산업 육성을 지원하기 위해 1994년3월에 설립됐다. 2010년말 현재 자산은 5조1123억위안(약895조원),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49%에 달했다. CDB는 국가가 기획하고 시장을 활용해 기업과 경제발전을 도모한다는 중국의 ‘사회주의적 시장경제’ 모델을 대표하는 사례다. 1978년부터 시작된 개혁개방 정책으로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대 경제대국(G2)으로 부상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1998년의 아시아 통화위기와 2008년의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및 지난해의 미국 유럽 국채위기 속에서 높은 성장을 계속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시행하지 않는 상태에서도 시장경제가 잘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워싱턴 컨센서스’ 대신에 ‘베이징 컨센서스’가 각광받도록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졔(春節, 설)을 전후로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8.4%와 8.2%로 낮췄다. 특히 IMF는 지난해 9월에 내놓은 9.0%보다 무려 0.8%포인트나 떨어뜨렸다.

반면 중국의 최대 씽크 탱크인 사회과학원이 8.7%에서 8.9%로 상향조정했다. 바깥에서 어떻게 평가하든 중국은 CDB와 3조2000억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액, 그리고 3000억달러 규모의 국부펀드, CIC(중국투자공사) 등을 활용해 8% 후반대의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효율보다는 전략적 판단과 자금력으로 승부하는 CDB식 중국모델이 언제까지 지속가능할 수 있을지가 중국은 물론 세계의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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