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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스피에르의 우유

[머니위크]청계광장

청계광장 머니위크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 |입력 : 2012.02.26 10:45|조회 : 9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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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 당시 '공포정치'로 유명한 로베스피에르. 그는 "모든 프랑스 아동은 우유를 마실 권리가 있다"며 우윳값을 내리도록 지시했다. 그러자 우윳값은 잠시 떨어졌다가 폭등했다. 농민들이 젖소 사육을 포기하고 육우로 내다팔았기 때문이다.

로베스피에르는 농민들을 불러 젖소를 키우지 않는 이유를 캐물었다. 농민들은 건초값이 너무 비싸 우유를 생산해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 로베스피에르는 건초값을 내리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건초생산업자들은 건초를 불태워버렸다. 결국 암시장이 형성되고 우윳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결국 평민들도 쉽게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한 가격통제로 인해 우유는 잘 사는 귀족들만 먹을 수 있는 귀한 음식이 돼버린 것이다.

인위적인 가격 통제가 당초 목적과는 다른 역효과를 낳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사례다. 가격 통제는 국가가 시장 안정을 목적으로 시장의 가격 메커니즘에 인위적으로 간섭해 가격을 낮추도록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격을 통제하면 '로베스피에르의 우유'에서 보듯 공급이 줄거나 가격이 오르게 된다. 공급자들이 가져갈 수 있는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판단하고 공급을 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가격 통제를 받는 분야의 투자는 위축되기 마련이다.

주택시장에서 분양가 상한제는 인위적인 가격 안정책이다. 그동안 건설회사들이 시세보다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자 이것이 주변 시세를 자극했다. 그러자 오른 시세가 분양가 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했고 그 대안으로 도입된 것이 분양가 상한제다. 2007년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면서 주변 집값을 자극하는 고분양가 후폭풍은 많이 사라졌다. 단기간에 집값을 안정시키는데 상당한 기여를 한 것이다.

문제는 중장기다. 소비자들은 당장 값싼 아파트를 분양받으니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가격 통제는 장기적으로 공급 위축을 초래한다는 점이 문제다. 공급이 뒤따르지 못하면 가격 안정책도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 시세는 수급에 수렴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기광풍의 씨앗도 향후 물건의 공급이 모자랄 것이라는 수급불안을 토대로 싹트는 것이다. 정부의 분양가 통제가 주택건설 업체들의 투자심리, 즉 '야성적 충동'을 저하시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전월세 상한제 역시 세입자에게는 좋은 제도이지만 공급자들이 공급을 꺼리게 하는 부작용이 문제다. 전월세 상한제는 전월세가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3배 이상 되면 그 지역을 특별관리 지역으로 지정하고 가격상한선을 정하는 제도다. 이렇게 되면 제도 도입 이전에 임대료를 한꺼번에 올리면서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교란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과는 달리 공공임대주택이 턱없이 부족하고 주택임대법인도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다. 그래서 전세를 놓고 전세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듯이 전세시장에는 대부분 개인들이 서로 얽혀 있어 섣불리 개입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더욱이 지금처럼 집주인이 우월적 지위인 상태에서는 제도 도입 취지와는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모든 상품이 그렇듯 부동산 시장의 가격도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된다. 단기적으로는 수요에 의해서 가격이 춤을 출 수 있다. 일시적으로 투기적 수요가 몰리거나 투기 세력의 장난에 의해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 정부가 나서서 급등하는 가격을 규제나 단속, 혹은 엄포로 잠시 잡을 수는 있다. 하지만 오래 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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